로미오와 줄리엣 4

다시 만난 그녀

by 교희

로미가 줄리를 처음 본건 일 년 전 어느 뮤지컬 여배우의 자살 사건이었다..


아침을 늦게 먹어 오후 1시가 넘어서도 아직 배가 든든한 로미는 차가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햇살에 나른한 몸이 왠지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반장의 사건 전화를 받은 로미는 평온한 시간을 내려놓고 얼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움직인다.
자살 사건은 죽은 여배우의 친언니가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로미는 시체를 보고 한동안 생각한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이 여인은 왜 자살한 것일까? 무슨 이유일까? 약으로 자살한 그녀는 편안히 잠을 자고 있는 것만 같다.
우유같이 하얀 피부와 오목조목 배열된 눈, 코, 입, 그리고 모델처럼 늘씬한 몸매에 허리까지 늘어진, 브라운 계열 발레아쥬 느낌의 머리칼은 왠지 모를 신비감까지 준다.
로미는 술과 담배에 찌든 자신의 몸이 추하게까지 느껴져 미안하다.
죽은 여인의 언니는 한쪽에서 아직도 울고 있다.
어떻게 해서 든 말을 건네 보려는 로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놀란다.
죽은 여인과 쌍둥이였던 것이다.
정말로 이렇게 똑같은 쌍둥이는 살며 본 적이 없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녀는 살아 있고 그녀는 죽었다..
그 뒤로 로미는 사건 참고를 핑계로 줄리를 몇 번이나 만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없다.. 지금까지 냉정하게 살아온 로미에게 사랑이란 기념비적 같은 일 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만날 빌미를 만들지 못하는 로미는 속상하다 용기 없는 자신의 마음도 말이다..
그 뒤로 동생과 같은 뮤지컬 배우인 그녀의 공연을 몰래 보는 것도 그만두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난 것이다.
로미는 보름달 빵과 바나나우유를 꼭 껴안고 생각한다..
이 여인을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칠 수 없다..
다시 만난 것은 신의 계시다..
이 여인을 놓친다면 자신은 감정 없는 동물로, 영혼이 없는 기계처럼 죽을 때까지 살인자들만 쫓으며 살 것이다..
하지만 살인 용의자 동거녀인 그녀..
로미는 다시 만난 그녀가 고마우면서도 살인 용의자 h와 같이 있는 것이 불안해 견딜 수가 없다..
로미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살인자에게 줄리를 구해 내겠다는..
로미는 그날 밤 21층 자신의 아파트 작은방에 들어가서 예전에 사놓은 다트 과녁을 눈이 빨개져 눈물이 나올 때까지 노려본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