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3

뮤지컬 여배우

by 교희

로미의 벨 소리는 새로 내려받은 최신곡으로 여기서 진동은 울릴 리 없다..
그리고 생각한다 연결돼 있다..


요즘은 자신이 속한 극단 '무명'에서 맡은 배역에 정신이 없는 줄리..
오늘은 회식이라 단원들과 어쩔 수 없이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사실 여러 사람들과의 모임이 불편한 줄리는 여러 번 핑계를 대며 지금까지 회식은 많이 빠져왔지만 오늘은 정단원과 준단원의 회식이고 이번에 정단원으로 승급한 줄리는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횟집에 들어간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취기가 올라왔는지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각자 테이블을 잡고 떠들기 시작했다.
같은 자리 이번 승급에서 떨어진 게 속상한지 급하게 마시던 두 살 어린 여자 단원이 물었다.
"언니는 없는 게 뭐예요?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모르긴 몰라도 지금 다 여기 사람들 언니 얘기할 거예요. 공주님 오셨다고"
"아 그래요? 그렇게 봐주니 고맙네요."
줄리는 묻는 말에 대답은 했지만 아까부터 온통 머릿속은 h 생각뿐이었다.
빨리 집에 가서 그와 오늘 있던 일을 얘기하고 같이 옆에 잠들고 그런 사소한 것을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두세 달 전부터 잠을 잘 때도 등 돌 리고 자고 이쪽저쪽 뒤척이며 자는 건 알지만 이제 한번 돌아누우면 봐주지 않는 게 섭섭했다.
이차를 같이 가자고 재촉하는 사람들을 등 뒤로 줄리는 진작 호출한 세워둔 택시를 탔다.

집에 온 줄리는 침대에 누워있는 h의 손을 보고 미용사인 그가 손님 머리를 하다 손을 베었는데 약도 바르지 않아 애처롭다..
가까이 가서 보니 상처에는 작은 머리카락도 몇 개 들어가 있어 더 속상하다..
줄리는 h의 약을 사기 위해 옷을 챙겨 입고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을 한 남자를 만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최신 샤기커트를 한 그는 허름한 야구 잠바와 잿빛 코르덴 바지, 두 손에는 바나나우유와 보름달 빵을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을 듯 소중히 감싸 안고 있다..
그리고 하얗게 질려 줄리를 본다.


로미가 줄리를 처음 본건 일 년 전 어느 뮤지컬 여배우의 자살 사건이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