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얼마 전 나는

by 교희

얼마 전 나는 마루 식탁에서 밥을 먹으며 잠자던 TV의 전원을 눌렀다.
사실 거실 TV는 혼자 술을 마시며 해외축구를 볼 때 사용하지 잘 틀지 않는다.
많은 티브이 프로그램 중에서 볼 것을 정하지 못하고 나는 강박증 환자처럼 리모컨을 눌러대며 체크한 김에 다음 약정 때는 보지 않는 채널의 수를 줄여 몇천 원이라도 아껴 보려는 심산이었다.
신기하게 큰돈은 그러나 보다 하는데 작은 몇천 원은 왜 아까운지 모르겠다.
그렇게 밥을 허투루 먹으며 채널 탐색을 하던 중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가 내 시선을 잡았다.
"1리터의 눈물" 방영 당시 제목도 마음에 들고 여자 주인공이 예뻐서 봤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보며 난 정말 1리터의 눈물을 다 쏟을 만큼 눈물을 흘렸던 거 같다.
누나가 결혼을 하고 누나의 방이 내 PC방이 되어버린 그때 난 안방에서 가계부를 적으시던 아버지에게 들키지 않게 눈물을 흘리며, 컴퓨터 책상 위 눈물 닦은 휴지들을 치웠었다.
나는 옛 기억에 중간쯤 되는 회차지만 상관없이 채널 돌리기를 그만두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말랐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몇 분 지나 그때처럼 또 나오고 말았다.
그날 눈물에 밥 말아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