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8

용의자

by 교희

"에이!! 로미 빨리 주사위를 돌리지"
"에이!! 로미 빨리 주사위를 돌리지"
아직 열 살인 로미는 공중에서 놀라 허우적거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식은땀을 흘리며 갑자기 잠에서 깬 로미는 시간이 오전 11시가 벌써 된 것을 확인하고 꿈속의 이미지들이 혼란스러워 아직은 현실이 어렵다...
"뭐야? 일 년 전 여동생은 자살이 아닌가? 아니지 꿈은 꿈일 뿐"..
로미는 우선 사건 해결의 제일 좋은 방법으로 줄리의 협조를 받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줄리가 속해있는 극단으로 몸을 향한다...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극단은 유명한 공연도 꽤 많이 한, 연극계에서도 알아주는 일류 극단이다..
극장에 들어가 줄리의 연습하는 모습을 보는 로미는 갑자기 오래되지도 않은 옛날이 생각나 감회가 새롭다..
쉬는 시간이 됐는지 로미를 알아보는 줄리는 반가워하며 인사를 한다..
"어쩜!! 형사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연기가 너무 좋은데요 연습하는 거 잘 봤습니다 "
괜히 아첨 같아 뱉은 말을 후회하지만
"고마워요"
하며 환하게 웃는 줄리의 미소에 로미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 않아도 일 년 전 동생 일로 저녁을 대접하고 싶었다는 말을 듣고, 우선 이내 진지하게 찾아온 이유에 대해 로미는 얘기한다..
당신과 동거하고 있는 헤어디자이너 h는 6명을 살해한 살인 용의자다..
살해된 여성 모두 가위에 발가락이 잘려 나가고, 다 h의 고객들이라고 말이다..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사건에 협조하셔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기겁을 하며 쓰러지는 줄리를 로미는 의자에 부축한다..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요 세 달 사이에 별다른 변화가 있었냐는 물음에 10분 넘게 힘들어하며 눈물을 훔치던 줄리는 입을 열었다..
h가 세 달 전부터 안 하던 수영을 새벽부터 나가고 있고, 프랑스 연수를 준비하느라 최근 늦게 오는 날도 있었다고 말이다..
슬퍼하는 줄리를 로미 형사는 위로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그놈은 6명이나 죽인 살인마라고 마음을 굳게 다짐시킨다..
그리고 동생 일로 대접하고 싶다던 저녁식사에 꼭 같이 나오라고 말한다..
아직 망치로 머리를 맞은 거 같은 줄리는 멍한 얼굴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제 조금씩 실마리가 잡히는 사건에 로미 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음 단계의 진행이 머릿속에 고 속도로 회전한다...


아직 젖은 머리칼 물기를 바람으로 때리며 택시를 탄 h는 미래여고에 도착, 라나를 기다리기 위해 근처 만화카페에 들어가 시간을 때 우기려 한다..
빨리 줄리를 정리하고 이번 주 안으로 h는 라나와 프랑스로 갈 생각이다..
3일 남았다..
자신은 프랑스 본사로 가서 하던 헤어를 하면 될 것이고, 라나는 공부를 하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 된다.
그럭저럭 몇 군데 유학 자리도 알아봤었고 음악을 하기에는 환경도 중요하니깐...
h는 전부터 생각한 거라 내심 라나에게 몇 번 비춘 적도 있기에 빠르게 우선 결정해 버렸다..
고모 집에 묵으며 학교를 다니던 라나는 집에다 어떻게든 해결을 볼 것이다.
시간이 없다..
뭔가 볼 게 있나?
만화카페를 거닐던 h는 가까운 곳 인기 만화 진열대에서 '단다단' 신간을 집고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진동이 울린다.
문자다..
줄리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