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7

줄리의 여동생

by 교희

아직 젖은 머리칼 물기를 바람으로 때리며 택시를 탄다.
그리고 기사에게 미래여고로 행선지를 주문한다..


꿈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곳은 어린 시절 살던 2층 집이다..
아직 열 살인 로미 형사는 아무도 없는 텅 빈집에서 혼자 멀뚱히 부루마불 게임판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다...
그런데 방은 갑자기 고등학생 시절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담배 피우러 자주 가던 공원의 팔각정으로 바뀌고 언제인지 모르게 갑자기 한 명의 남자가 앞에 희미하게 앉아있다..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 아직 누구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려 햇빛을 가리자 나오는 얼굴은 살인 용의자 h다..
"어이 로미 빨리 주사위를 돌리지"
오른손에 가위를 들고 왼손에 빗을 들며 공중에서 사각사각! 헛 가위질을 하며 재촉하는 건 확실한 디자이너 h다.
"아 예예 "
로미는 당황스럽게 대답을 하고 주사위를 돌린다..
공원에는 바람이 조금 불어 정승처럼 뻗어있는 나무에 힘들게 붙어있는 이파리들이 하나둘씩 떨어질 뿐 아무런 움직임은 없다..
"어 이번에는 내가 부자가 되겠어요?"
h는 뭔가 신이 났는지 어깨를 들썩들썩 거리며 부자연스럽게 몸이 불편해 보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얼굴이 1년 전 죽은 줄리의 여동생으로 갑자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신기하게 얼굴을 뺀 몸은 아직 그냥 h다.
줄리의 쌍둥이 여동생은 몸이 남자인 것이 불편한지 기지개도 켜고 헛 가위질도 더 빠르게 싹! 싹! 싹! 한다..
로미는 당황스럽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애쓴다..
"아 오랜만이네요? "
로미는 물어본다.
"절 아시나 봐요? 그런데 절 죽인 범인도 아시나요? "
로미는 갑자기 놀란다.
"네? 당신은 자살했는데"
말이 끝난 동시에 햇빛이 다시 눈을 가리고 로미는 보이는 게 없다..
10초 정도 지나 햇빛이 없어지고 눈을 뜨자 h의 몸을 한 죽은 여동생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어디선가 나타났는지 6명의 긴 생머리칼에 양쪽 발가락 열 개가 없는 여자들이 무릎으로 통통거리며 우르르 몰려와 로미를 들고 헹가래를 치며 소리를 지른다
"에이!! 로미 빨리 주사위를 돌리지"
"에이!! 로미 빨리 주사위를 돌리지"
아직 열 살인 로미는 공중에서 놀라 허우적거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