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식사 1
'단다단' 신간을 집고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진동이 울린다.
문자다..
줄리다.
ㅡ오늘 저녁은 밖에서 외식해요ㅡ
h는 잘 됐다는 생각에 알았다고 답장을 하고, 방과 후 만화카페에 도착한 라나에게 유학 얘기를 건넨다.
당연한 일이라는 듯 알았다며 전적으로 의지하는 라나와 함께 h는 줄리를 만나러 만화카페를 나오며 티켓 예약과, 살롱 한국 본사에 전화를 넣고 일을 빠르게 진행한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88 HAN 생맥'은 양산로에서도 알아주는 술집이다.
일부러 약간 늦게 도착한 로미는 기분이 들떠있다..
오늘은 어떤 식으로든 h에게서 증거를 찾아야 한다고..
로미는 멀리서도 줄리를 한눈에 발견하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좀 늦었네요"
테이블에 앉은 로미는 울었는지 약간 눈이 충혈된 줄리에게, h와 라나를 남자친구와 그의 헤어모델이라고 소개받는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강력계 3반 로미 형사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우리 어디서 본 적 없나요? "
h의 말에 로미는 갑자기 전에 살롱에 갔던 생각에 난감하지만 이내 부정한다..
"아뇨 제가 좀 흔한 얼굴이라 헤헤"
우선 약간이라도 어리숙하게 보여야 상대가 느슨하다는 생각에 로미는 자신을 약간 순진 모드로 연기하며 실마리를 찾기로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 수사를 하고 계시나요? 수사 드라마 같은 거 보면 사건 얘기가 많아 예전부터 많이 궁금했거든요? "
h의 말에 로미는
"아 네 연쇄살인사건이요.. 헤헤 별거 아니에요"
"아니 살인사건이 별게 아니면 뭐가 별건가요? "
"아 네 아니 전 그냥 별생각 없이 헤헤.."
"음식 나왔는데 식사들 하시죠.
이제 "
줄리가 간신히 말을 자르고 로미 형사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줄리 씨랑 모델분이랑 닮으셨네요"
로미의 말에
"아 그런가요?"
라나는 그냥 별 상관없다는 듯, 훈제 닭 날개를 입에 넣는다..
여하튼 음식을 먹으며 로미는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증거가 없으면 h를 잡을 수 없다.
한마디 한마디 톡톡 쏘는 게 보통 놈이 아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로미는 인사를 하고 헤어져 돌아오며 무슨 건더기 하나 못 건진 오늘 일에 후회한다..
그러나 헤어모델이라고 데려왔던 라나... 로미는 줄리에게 둘이서 연수 준비를 한다는 걸 기억했다..
그럼 자주 만났을 터 아직 고등학생 18살 어린 나이로 아무 생각 없는 듯 차가운 얼굴..
로미는 라나의 이력을 알아볼 생각으로 무겁게 서로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