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3

나는 잘 때

by 교희

나는 잘 때 왼쪽 옆으로 새우잠을 자며 이불을 다 뒤집어쓰고 정수리만 밖으로 내놓고 눕는다.
커튼이 있지만 창밖 어딘가에서 오는 아직 남아 있는 희미한 불빛도 가려주고 웃풍이 센 방에 찬 기운도 어느 정도 잡아준다.
누운 지 10분 정도쯤 지나면 어둠 속에서 어김없이 집 주위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다시 한번 자신의 영역을 확인한 고양이는 도둑같이 은근슬쩍 이불 속으로 머리부터 들이밀며 조용히 땅굴 파듯 그렇게 구렁이 담 넘어오듯 내 품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나는 조금 힘들지만 오른손을 뻗어 공간을 만들어 천막을 치고 숨숨집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고양이의 손을 잡고, 발을 잡고 뿌리칠 때까지 살짝씩 잡고 있는다. 자신이 나를 물리치고 해방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다.
그렇게 서로를 확인하고 교감하며 하루를 마무리...
아기의 골골송 자장가에 나는 꿈나라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 품 속에서 나갔는지 고양이는 이불 위에서 졸린 눈을 깜박깜박 거리며 내게 윙크를 해댄다. 나도 누워서 졸린 눈을 비비며 윙크를 하고, 누가 보면 모양새는 서로 쳐다보며 누가 더 잘하나 윙크 싸움이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이불 밖으로 나는 집 밖 세상으로, 줄리는 집안 자신만에 세상에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