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아무리 캑캑거리고 밥을 한 숟가락 퍼먹어도
아주 작은 가시는 목구멍에 콕 박혀서
하루 종일 온몸을 지배한다
생선 가시는 모르겠지 그래서 탓하지 않으리라
생선 가시가 무서워 한동안 보지 않다가
어느 순간 젓가락이 세심하게 가시를 골라내고
어느 날부터 거침없이 살점과 가시를 입속에 넣고 있다
생선가시 같은 말이
심장에 콕 박혀 아무리 머리로 어루만져도
하루 종일 온 정신을 흔들어 놓는다
내뱉은 사람은 모르겠지 그래서 탓하지 않으리라
시간이 흘러가면 언제 걸렸었는지 모르고 허허 웃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