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성과들의 합이 곧 팀의 성과다
현업 시절 내 아웃룩 캘린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회의로 가득했다.
바텀업(Bottom-up) 의사결정 문화가 강한 조직이다 보니, 하루 평균 3건 이상의 미팅은 주관하거나 리딩해야 했고, 나머지는 팀이나 부서를 대변해 의견을 개진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회의들이었다. 특히 3년간 기획 프로세스 개선을 담당하는 부서를 이끌면서는 미팅 기획과 운영 자체가 핵심 업무였다.
지금은 미팅 퍼실리테이터이자 팀 코치로서, 한발 물러나 팀들의 미팅을 관찰하고 외부 관점에서 회의를 설계하면서 보편적으로 겪는 리더들의 고민에 격감하고, 이에 대한 도움글과 질문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리더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고민을 자주 듣는다.
"팀 미팅이 너무 힘들어요. 마치 내가 치어리더가 된 것 같아요."
"미팅이 잡히면 일할 시간도 없는데, 미팅하다가 하루 다 가요."
사실 미팅이야말로 일의 핵심인데 말이다. 왜 이런 인식과 어려움이 생기는 걸까?
우리 대부분은 평소에 별로 생각하지 않고 미팅을 소집하거나 참석한다. 반대로 미팅에 두려움을 느끼는 신입 리더들도 적지 않다.
미팅이 중요한 두 가지 이유
상위 리더로 갈수록 하루 일과 중 보고서 작성이나 개인 역량으로 처리하는 업무보다는, 관계를 통해 해결하고 합의하며 조율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모두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초반에 방향 합의가 안 되었을 때 벌어지는 간격은 더욱 커진다.
미팅은 이런 역할을 한다:
방향을 조율한다
도움을 요청한다
피드백을 준고 받는다
갈등을 촉진하거나 중재한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생산한다
즉, 팀으로 일하는 이유인 팀의 "목적과 목표를 한 곳으로 조준"하고, 성과 달성을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혼자 낼 수 있는 성과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장소가 미팅이다.
조직이 협업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형성하는 것은 개인 책상에서가 아닌, 대부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회의에서다.
미팅에서 리더가 보여주는 모든 것이 메시지가 된다.
팀원의 의견을 어떻게 듣는가?
상위 리더를 어떻게 대하는가?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리더의 세계관이 미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고, 그것이 팀문화를 형성한다. 팀 미팅 문화가 곧 팀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신입 리더들이 미팅을 두려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담당자였을 때 자신의 리더가 미팅을 리딩하는 모습을 통해 받았던 영향력을 알기에, 이제 자신이 그 자리에 서면 더욱 긴장하게 된다.
미팅은 2명 이상이 모여 공유, 논의, 합의, 의사결정을 하는 순간을 모두 미팅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과의 1on1부터 월요일 팀 주간 미팅, 타운홀 미팅, 그리고 팀 혹은 전사 워크숍까지 모두 다 미팅이다.
흔히 하는 오류는 하나의 미팅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직 성과와 목표를 공유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자유로운 토의를 기대하는 것
팀 정기 미팅에서 팀빌딩 장면이 연출되기를 바라는 것
1:1 미팅을 업무 지시에 목적을 두고, 구성원은 "네, 네"만 시전 하다가 끝나는 것.
이 모두 미팅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다.
<미팅 유형별 준비사항>
! 중요한 포인트: 어떤 미팅이든, 어떤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리더가 가지고 있음을 주의하자. 수평적인 토의 문화와 최종 결정의 권한과 책임을 혼동하면 안 된다.
회사가 2013년 성과관리 시스템을 개편하며 1on1 대화와 피드백을 의무화(성과평가에 까지 반영)했을 때, 나는 인사부에 불만을 표했다.
"2주마다 팀원들 돌아가면서 미팅을 하면 일은 언제 하느냐."
당시 나는 1on1을 업무가 아닌 면담, 혹은 팀원들과 라포를 형성하는 시간 정도로 생각했다. "미팅은 일이 아니다"라고 여겼다.
1on1은 철저히 업무와 관련된 주제다. 1on1을 꾸준히 하면 매직처럼 풀리는 것들이 아주 많다.
나는 효율적인 1on1을 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고, 지금은 그 효과성(팀 운영 시스템의 핵심이자 신뢰감 형성의 기반)에 대해 여러 리더분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팀 내 미팅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안정화하면 리더가 큰 에너지 소모 없이도 팀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후 글에서 WOCQ시스템에 대해서는 자세히 공유할 예정이다.
나는 리더십을 육아서로도 많이 배웠다. 아이를 키우면서 인간 성장과 동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여기에 조직행동론을 공부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을 때 행동 패턴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었고, 이것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리더만 열심히 분위기를 띄우려 이야기하고, 질문을 던져도 아무도 답하지 않는 진땀 나는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참석자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① 심리적 안전감 부족
의견을 냈다가 비난받거나, 그 일이 자신의 업무로 떨어지거나, 피드백 없이 무시당한 경험이 있으면 사람들은 입을 닫는다.
또한 서로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타 팀원의 의견·결과물에 피드백을 주어도 "주제넘는다거나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지나친 배려, 혹은 "내일도 바쁜데 남의 일까지 관심 둘 이유를 찾지 못하면" 안전감은 생기지 않는다.
② 목적에 대한 공감 부족
"왜 이 미팅을 하는지", "이것이 나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여기서의 결론이 어떻게 반영되고 성과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지? 를 이해하지 못하면 참여도가 떨어진다.
③ 역할 기대 불일치
미팅을 소집한 사람은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해주었으면 하는 역할 기대치가 있다. 의사결정을 해주었으면 한다거나, 주제에 대해 공유받았으면 하는 정보가 있거나, 찬성이든 반대든 듣고자 하는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 이 역할에 대한 합의가 없을 때, 참여자는 여기 내가 왜 있는지, 시간낭비했다. 내일을 해야지.. 등의 생각을 가지게 된다. 주최자 또한 참석자의 범위를 신중히 고려해야 하고 선별 이후에는 기대치를 미리 공유하여 준비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미팅은 리더가 일하는 무대이자, 팀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이다.
세 가지만 기억하자:
미팅의 목적을 구분하고 명료화하라
팀미팅 시스템을 구축하라
사람들이 침묵하는 이유를 이해하라
미팅의 질이 팀의 성과를 결정합니다. 변화는 다음 미팅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변화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WOCQ 시스템을 소개하겠습니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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