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싶은 집, 안온재

여유를 되찾다

by 감성작가 미조

나는 예순이 되어 퇴직을 하면 조용하고 잔잔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작은 시골마을에 방 세 칸짜리 한옥 집을 지을 것이다.


첫 번째 방은 현관문을 열면 우측에 자리한 방이다. 나의 꿈에 가까이 닿을 수 있도록 만든 서재, 성근재이다. 성근재(成近齋)는 이룰‘성’에 가까울 ‘근’을 붙인 서재이다. 세상에 책 한권 내고 싶다는 나의 목표에 다가가서 끝내 이룬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글쓰기를 좋아하던 나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늘 도서실보다는 좁고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살았는데 나만의 서재에 앉아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무엇인가 해 보겠다는 의지를 오래 품고 있으니 내가 그것을 실현하고자 행동하게 되었다.


목표설정에 이은 실천, 실천.

오직 그것만이 답이었다.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러나 학창시절과 사회생활까지 지나오면서 나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 다른 희망사항들은 접게 되었다. 유난히 좋아하던 글쓰기를 계속 하다 보니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되었다.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희망을 갖고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그렇게 기록 해 나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서른이 되어서 나는 출판이 아닌 제본을 하기로 마음먹고 그동안 써 놓은 글 중에 괜찮은 글을 50편 추려내어 제본소를 찾아 나섰다. 몇 군데 둘러보고 난 후 도착한 곳은 00시의 00대학교 후문 쪽의 ‘하루디자인’ 이라는 곳.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제본소였다. 그곳에서 표지를 정하고 글씨체를 선택하고 글을 실을 순서를 배열했다. 그 때의 두근거림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눈물도 났다. 내가 내 꿈을 이루어 나가는 길 위에 서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래서 눈물이 난 것 같다. 간절했던 만큼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혼자 기록하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목표에 가까이 간다는 것은 또 무엇을 의미 하는가.


품고 있던 꿈을 향해 행동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것, 그것이 바로 꿈을 이루는 과정이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의지를 강하게 갖고 해 나아갔다. 그것은 내 안의 굳은 심지가 되었고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지금 내게는 성근재에 앉아서 오롯이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그대에게는 어디가 성근재인가. 어디에서 꿈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가. 노동현장인가, 사무실인가, 책상 앞인가. 그곳이 어디든 목표를 품고 살아간다면 당신이 있는 곳이 성근재이다.


거실을 지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방이 나온다. 이 방의 이름은 안온재이다. 따뜻하고 편안함을 주는 나의 공간이다. 남향이라 햇살이 잘 들어오고 유리창은 넓은데 창밖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아침 풍경이 초록빛으로 싱그럽고, 낮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 방은 낮은 침대가 있는 나의 휴식공간이다. 이 방에서 명상도 하고 클래식도 듣고 텔레비전도 본다.


나는 지난날을 자주 돌아본다.


이런 습관이 회상인지 후회인지 헷갈리지만 ‘앞으로 그런 상황이 또 내게 온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하는 생각들이다. 안온재에서 하는 명상을 통해 앞으로 더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되기를 바라고 더 발전된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거실로 나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 집에서 가장 큰 방이 보인다. 그곳에는 낮고 긴 나무 식탁이 놓여있다. 소담재이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친교를 좋아하는 내가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여 차와 다과를 대접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공간이다.


미래에 내가 짓고자하는 한옥 집은 성근재, 안온재, 소담재 이 세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그 집에서 노후를 보낼 것이다. 혼자서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써 나가며 나의 내면을 다져나가고 출판이라는 도전도 해 볼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맺은 인연들을 시골 한옥 집에 초대 해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추억을 쌓아 갈 것이다. 가끔이라도 좋다. 언제든 좋다.


나는 노후에 내가 살고 싶은 집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하지 못했던 나만의 여가시간을 즐길ㄷ 것이다. 나의 공간에서 실력을 쌓으며 나이 들어 갈 것이다.


나의 노후는 그렇게 점점 풍요롭게 저물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