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약속을 잡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를 위한 만남이나 평소 관심 있던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들일 것이다. 혹은 어떤 훈련, 배움, 장단기적인 과정 또한 좋아한다. 물론 여행 같은 행복의 집대성인 시간을 사랑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그 외의 시간들을 기다림의 시간으로 보내버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시간이라는 것이 특별한 이벤트 때만 소중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숨 쉬는 모든 순간이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 어떤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했던 시간들을 더 이상 그렇게 흘려보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옷장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때론 변기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모든 일상의 순간들이 감사해야 하고 특별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내게 삶에서 '버리는 시간'이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