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틈틈이 그동안 읽은 책들을 리뷰로 남겨놨다. 지난 1년 반 동안 책 리뷰한 포스팅을 세어보니 약 40권 정도 되었다 (읽은 것들 중에 안 적어놓은 것도 있어서 아마 실제 읽은 책은 그 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덕분에 내가 주로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게 됐는데 대체로 경영/경제/자기 계발서 등이었다 (가끔 마케팅/심리학 책도 읽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비슷한 분야의 몇 권의 책을 더 읽으면서부터 '모든 책의 내용이 공통되었다'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류의 책을 계속해서 읽는 게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한국 휴가를 기점으로 지난 두 달간 읽은 책들을 살펴보자면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 조셉 머피 <성공의 연금술>, 이하영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등이 있다.
'자기 계발'에 속한 책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어도 각각의 책에서 공통되게 말하는 3가지가 있었다. 이건 책을 여러 권 읽으며 신기하게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생각하는 대로 바뀐다'. 즉, 잠재의식/무의식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
이미 일전에 유명했던 베스트셀러책 '시크릿'에도 나온 내용이고 '끌어당김의 법칙'부터 해서 많은 곳에서 곳곳이 소개됐는데 어렸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던 내용이 성인이 되어 조셉 머피의 '잠재의식의 힘'을 읽고 마음에 확 와닿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조셉 머피의 책을 읽은 뒤부터 의식적으로 내가 하는 생각과 말들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잠자기 전과 일어난 후에 내가 바라는 모습을 상상하는가 하면 책에서 알려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직접 노트에 적고 녹음을 해 들으면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삶의 기본기를 다지기(독서, 운동, 명상).
물론 몰입의 시간도 필요하나 때로는 잘 쉬는 것도 열심히 일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하루에 한 번쯤은 그날 하루를 정돈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 모든 게 초신성처럼 반짝 빛나고 그치는 삶이 아니라 토끼와 거북이 전래동화에 나온 거북이처럼 오래오래 롱텀 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기록.
그저 일상적인 기록을 넘어 그때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찰나의 생각들을 놓치지 말고 어디엔가 적어두고 한 번 상기시키며 복기할 것.
위에 나온 3가지를 간헐적으로 약 1년 반 정도 실천해 본 결과, 개인적으로 1년 전과 지금의 내가 많이 다르다고 느낀다.
무엇보다 제일 크게 변화된 건, 그전보다 더 담담하게 감사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이젠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길까', 또는 '나 더 나아지겠다'라고 저절로 생각된다. 또한 공개적인 곳에서 글을 남기고 회고하는 과정 속에서 더 나를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계속 책을 읽으며 공통되게 말하는 걸 알게 되고 나에게 새롭게 와닿는 게 없어지면서 앞으로 자기 계발서를 비롯한 경제/경영 책을 어떻게 읽어야 될지 고민이 되었다.
내린 결론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봐야겠다'였다.
예를 들면,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에서 내가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합리적 낙관론자였다. 이하영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에서는 '결과중심적'으로 살지 말아야 됨을 알게 됐다.
아무래도 여러 자기 계발서, 경제, 경영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은 성공으로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함축적으로 요약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라는 책에서도 7년 동안 지진부진했던 제품 연구 성과가 마침내 성과를 냈을 때 그 7년을 한 마디로 압축했다. 같은 저자가 쓴 '왜 일하는가'를 읽은 분들은 '왜 리더인가'와 내용이 많이 겹쳐서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다. 또한 이하영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에서도 중간 과정이 생략되고 어린 시절과 현재의 모습, 즉 처음과 끝만 아름답게 나열한 것 같았다. 과거는 현재의 결과에 의해 언제든지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인지 이전에 읽었던 간다 마사노리의 '비상식적 성공법칙'이 저자 본인이 너무 부끄러워하는 글이면서도, '순도 100%로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적은 책'이라고 느꼈다.
내가 책에서 제일 궁금한 것은
큰 실패가 아니더라도
하루하루 있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였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일의 상황과 내 주변 상황에서 나는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행동해야 할까? 와 같은 것들. 그래서 나라도 이런 과정을 지금부터라도 세세하고 자세하게 생각나는 대로 기록해 보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러니 브런치 열심히 쓰자..). 또 하나 내린 결론은, 책은 꾸준히 읽어야 됨과 그걸 기록으로 무조건 남겨야 된다는 것.
요즘 책을 예전보다 못 읽으니 집중력이 또 현저히 떨어진 걸 체감했다. 일을 할 때도 많은 다큐먼트를 봐야 되는데 그런데 있어서 무슨 책이든 집중해서 읽는 버릇은 꼭 필요하다. 또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적어도 나한테는 책을 읽은 것이 무용지물이다.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저자에 대한 내 생각을 짧게 적으며 읽어도, 몇 달 지나면 생소한 내용처럼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나 메모장, 브런치에 짧게라도 내 생각을 남기는 것이 그동안 내가 읽은 책의 공통된 부분들을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