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때문에 SNS를 시작하다니

by 차다식

일단 나도 느닷없는 조퇴 외에는 꾸준히 등교를 했으니 아예 안 배운 것은 아니지만, 대인관계를 또래 집단 간의 교류로 많이 배우지 못했다는 기묘한 자기객관화가 계속해서 날 겉돌게 했다. 그들의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대하는 메커니즘이 각각 너무나도 달라서 혼란스러웠다.


예를 들자면 중학교 때 자리를 옮기다가 한 친구가 다른 친구의 손가락을 실수로 찧었는데, 다른 친구가 화를 내며 자리를 뜬 뒤 어색해진 교실 속에서 그 친구와 제일 친하게 지내던 애가 “근데 쟤가 원래 좀 저래. 이상한 애니까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어떻게 친구를 대해야 할지 몰라서 좀 거리를 둔 적도 있다. (사실 지금도 이러한 심리는 잘 모른다.)


그래서 내가 택했던 길은 ‘친구들이 모르는 것을 최대한 많이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였다. 싸우지도 않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은 친구를 사귀기 쉽겠거니, 같은 모범생다운 생각이었다. 그러나 적정량을 알지 못해서 조금씩 실패하다가 고등학교 때 여러 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어느 정도 주관을 찾게 되었다. 그때 시작했던 SNS도 한몫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자식을 둔 부모가 싫어하는 ‘온라인에서 친구 사귀기’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유해한 사람이 된 것 같기는 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우기는 했다. 우리 가족 중에 영화를 나만큼 좋아하는 것은 나뿐이었고, 친구들도 각자의 꿈이 확실해서 디즈니 등의 어느 정도 재미있을 영화가 아니라면 거의 보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그런 내게 뉴욕 타임즈인지 어디인지 저명한 언론사에서 선정한 <인생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 100선>이나 개봉/재개봉 예정 영화에 관련된 소식 등을 무료로 올려주는 사람들은 전부 온라인에 있었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는 첫 문단의 이유로 무척이나 간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여하튼 ‘친구들이 모르는 것을 최대한 많이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목표였던 만큼 아는 영화 이야기가 나오면 입이 간지러워졌고 실제로 이야기도 많이 하기야 했지만, SNS에서 스피드웨건에 관한 이야기를 좀 많이 읽고 나서 그것도 과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클래스101에서 영화 리뷰를 작성하는 강의도 들어보고, 영화 이론 책도 몇 권 사서 읽기 시작했었다. 그렇게 아직 중도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잃어버린 기억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쌓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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