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식 2025

Menu_24 [드럼의 새로운 장르]

Benny Greb - Grebfruit

by 양현석

세계에는 참 많은 드러머들이 있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드럼 스틱부터 시작해서, 심벌의 크기와 재질, 제작사, 소리의 특징은 기본이고, 드럼을 이루는 각 부속품(스네어, 탐, 킥 등) 또한 섬세하게 고르는 만큼 개인마다 구성에 대한 편차가 크다. (물론 협찬을 받기도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악기를 잘 소화하는 것은 드러머의 몫이다. 꼭 필요한 구성을 가지고 원하는 방향성의 소리를 만들어나가는 드러머.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오늘 소개하는 베니 그렙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Menu_24 [Benny Greb -Grebfruit]

https://www.youtube.com/watch?v=2DdrwLk3pW8&list=RD2DdrwLk3pW8&start_radio=1

Drumeo, YouTube


베니 그렙(Benny Greb)은 독일 드러머로, 함부르크, 만하임 등 독일에서도 활동하고, 전 세계 드럼 페스티벌이나 마스터클래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려 Steve Smith와 같이 연주하기도 하며, 다양한 드러머들과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Kick. 1 스트로크(드럼 혹은 심벌즈를 때리는 동작)

그의 스트로크는 따로 장르를 하나 두어야 할 만큼 특징과 매력이 강하다. 흐느적한 느낌인데 묵직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스트로크, 단순해 보이는데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소리와 테크닉을 지니고 있다. 악기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마치 '맞아! 나는 이 소리를 가지고 있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너무 힘을 주거나 약하지 않은 각 스트로크, 타격 직후의 각 악기들의 소리가 잘 날 수 있도록 잘 잡아주거나 풀어주는 그의 조절능력이 볼 때마다 믿기지 않는다.


Kick. 2 스네어

스트로크는 개인적으로 스네어(작은북)에서 드러머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스네어는 강한 소리를 다루기도 하지만, 사이에 들어가는 미세한 소리인 고스트 노트나 정확한 타격이 들어가야 하는 림샷 등의 다양한 테크닉을 담을 수 있기도 한다. 베니 그렙의 스네어 소리는 그야말로 '베니 그렙의 소리'이다. 너무 단단하지도 않으면서 스네어가 가진 본연의 소리를 잘 뽑아내는 미묘한 마성의 타격감이다.


Kick. 3 재미있는 음악의 구성

이 곡은 그저 어렵지만은 않도록 흥미롭게 음악이 구성되어 있다. 밴드 구성은 기본적이지만, 아카펠라가 음악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다른 곡에서도 사람의 목소리가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베니 그렙은 목소리로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멜로디와 박자감을 모두 표현하기에 용이한 아카펠라는 들을수록 창의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음악의 구조 또한 끝까지 흥미롭게 들을 수 있도록 테마와 솔로의 틀을 난해하지 않게 구성했다. 9년 전의 영상이지만, 아직도 신선 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짧은 모멘트를 하나 공유하자면 4:22 정도에 스네어 옆에 있는 또 하나의 다른 텍스쳐의 스네어를 간드러지게 솜사탕 같은 소리를 내는 구간이 있는데, 이게 정말 대단한 컨트롤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상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그 짧은 구간의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Benny Greb, 따라 할 수 없는 그의 장르.


Bon Appétit!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Menu_23 [그때만 살릴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