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과 망상

who is A - 2

by 무명

그는 과거 생각하고 꿈꾸던 게 많았다.


자연 풍경이 보이는 집에 살면서, 테라스에 나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한 권 읽는 일상을 꿈꾸었다.

아침 햇살에는 조그만 찻잔에 따스한 커피를 타서 마시고,

저녁 달빛에는 투명한 글라스에 탄산수에 위스키 조금을 섞어서 마시면서 새로운 책을 펴는 상상.

때론 그저 좋아하는 노래 틀어놓고 흔들거리는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은 채로 몸을 맡기는 상상.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나면, 그대로 서재로 들어가서 글로 적어두는 상상.


혹은

여유롭게 아침에 일어나서, 깔끔하게 옷을 입은 채 출근하고 서로 예의를 갖춘 사람들과 교류하며 회의하고 일하다가 퇴근하는 길에 재즈음악이 흘러나오는 근처 바에 들러, 바텐더에게 칵테일 하나 추천받아서 혼자 음미하곤 하는 그런 상상.


혹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과학적 진리의 발견을 위해서, 하루 종일 그 생각에 갇혀 고민하며,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동료 연구자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다가, 언뜻 깨닫고는 그 길로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 자신만의 진리를 탐구하는 그런 상상.


혹은

그저 삶을 살다가도, 우연히 인터넷에서 마주친 이쁜 풍경의 여행지를 보고는 곧장 계획을 세워서 훌렁 떠났다가 돌아오는 그런 상상.


대도시의 바깥, 그 언저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여유롭게 일상을 보내지만, 가끔 누군가가 갑자기 찾아와서 그에게 문을 열어주고는 그저 집에 있던 것들만 조금 준비해서 내주고는 대화를 나누는 그런 상상.


그는 상상하고 믿으면 그것이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생각했었다. 근거없는 믿음이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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