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티와 스틱케이크.
이전 글은 디저트카페 이야기로 개인카페사장님들의 버티기에 감사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었다. 물론 내 글이 엄청나게 다양한 디저트들을 이야기할 순 없다. 나도 그만큼 자료가 없기도 하고 그저 내가 경험한 것을 나누고자 글을 남기는 것이므로.
이번글은 첫 글에서 이야기했던 보드게임카페 이후의 아르바이트의 이야기를 잠깐 하고자 한다. 보드게임카페는 큰 흥을 이루었지만 보드게임자체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카페의 인기는 시들어지게 되었다. 보드게임카페의 큰 장점은 여러 게임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것이었다. 외국 보드게임이 주였고 우리나라 것은 브루마블정도였다. 나머지 게임은 독일어나 영어로 되어있어 게임을 구입했다 해도 설명서를 볼 수 없으니 아무래도 보드게임카페가 좋았을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여러 게임에 익숙해질 때쯤 우리나라번역판으로 게임이 나오기 시작하고 구매하기도 쉬워져서 내가 일하던 곳도 폐업의 수순을 밟았다. 그 후 다시 알바를 구한 곳이 백화점 내에 있는 작은 카페였다.
카페는 백화점 내에만 입점하여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였는데 커피와 주스, 버블티, 스틱케이크를 판매했다. 백화점에 식당가 쪽을 가 본 분들은 알겠지만 판매대 뒤에 조리를 하는 곳이 있다. 일명 뒷주방. 내가 일하는 곳은 세 사람정도 서 있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뒷주방이 있는 카페였다. 당시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사장님이 없이 매니저가 아르바이트를 교육시키며 매장을 운영했는데 실수가 있어도 천천히 해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 없는 아주 좋은 근무지였다. 하하
보드게임카페는 음료를 직접 만들 일은 없었으니 드디어 본격적으로 직접 하는 첫 커피 배움이었다. 그렇다고 원두원산지를 배운다거나 커피이론을 배운 것이 아니고 레시피를 외워서 음료를 내는 것이지만.
그곳에서의 일은 매장도 작고 손님이 많은 것이 아니라서 혼자 근무하는 환경이었다. 처음에는 매니저님이 같이 오픈해서 교육하고 같이하다가 나중에 시간대별로 혼자 일하게 됐다. 백화점 내 카페라 백화점 오픈시간에 맞춰 준비를 끝내야 하는데 내가 일했던 그 매장은 미리 준비해야 될 것이 있어서 조금 더 일찍 출근했었다. 준비해야 하는 일은 케이크를 잘라서 스틱포장하는 일과 버블을 삶는 일이었다.
요즘은 버블티가 유명하고 일상적이 됐지만 내가 일했던 그 시기에 버블은 대만을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할 때 버블음료가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개구리알같이 생긴 건 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고 모르고 먹다가 빼달라거나 환불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정도로 어색한 음료였다. 버블은 타피오카라는 것인데 가루로 된 것을 구의 형태로 빚어서 공기압축포장 되어있다. 그래서 던지거나 충격을 주면 구의 형태가 부서진다. 끓는 물에 적당량을 넣고 저어주면서 끈적하고 투명해질 때까지 삶는다. 다 삶은 것을 찬물에 헹궈주고 달달한 설탕물에 담가둔다. 설탕이 안 입혀지면 이건 그냥 쫄깃한 무언가다... 무맛...
버블이 삶아지는 사이 나는 케이크를 포장하는데 이것이 요즘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스틱형 냉동케이크다. 근데 이것도 내가 일할 때는 본사에서 구워서 배달 온 케이크여서 내가 커팅해서 스틱포장을 하여 진열해야 했다.
직사각형모양으로 구워서 온 치즈, 초코, 녹차 세 종류의 케이크를 열몇 개로 커팅 후 커팅한 케이크 크기와 같은 바삭한 과자 위에 컷팅한 케이크를 올려서 유산지로 싸서 진열한다. 이 스틱케이크 하나에 1100원이었다. 당시 물가!
포장하다가 분지르기도 하고 버블은 중간에 저어주는 것을 깜빡하여 펄이 전부 퍼져서 빈대떡이 된다거나 오래 삶아서 타기도 했다. 그렇게 오픈준비를 마치고 백화점이 오픈하면 호객행위를 한다!
"맛있는 스틱케이크 드셔보세요~"
내가 일하는 매장 위치는 왼쪽은 손만두점, 오른쪽은 김밥 집었다. 호객행위를 하다 보면 당연히 마실 것이 당기는 좋은 자리... 하하
그렇게 레시피를 외우고 커피를 타고 음료를 만들어 파는데 혼자 있다 보니 내가 마시는 커피를 마음대로 커스텀해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커피의 세계는 지금도 그렇지만 종류가 무궁무진하므로. 앞으로 더 많은 종류의 아름답고 다양한 커피가 나오겠지. 버블티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오늘 일하면서 한컷 찍어봐야겠다.
오늘 대문사진 출처; 앤센스 에스프레소 바
조각케이크사진 : 티오글라톤 홈페이지 사진. (제가 일했던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매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이렇게 홈페이지 케이크만 파는 것 같아요.)
제가 올리는 사진들은 내 돈 주고 직접 마시고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