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는 덤
추석이 하루 지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고향 버스터미널 앞 던킨도너츠에 들렀다.
거의 10년만에 와보는 던킨 매장.
날씨 탓이다.
구름 잔뜩 낀 흐린 하늘에 아직 빗 방울이 드문드문 떨어진다.
초속 1미터쯤 되는 짧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
10년쯤 전에 보스턴에 갔을 때도 날씨가 오늘과 비슷했다.
보스턴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 중 하나.
길을 건널 때마다 보이는 많고 많았던 던킨도넛 매장들.
(그리고 거대한 실제 찻주전자가 간판에 매달려 간헐적으로 스팀을 뿜어대던 스타벅스 매장)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던킨도넛은 여기서 생겨났겠구나 싶었다.
기억이 떠올라 검색을 해보니, 던킨은 1950년에 메사츠세츠주 퀸시에서 설립되었고, 보스턴 캔턴에 본사가 있다고 한다. 그랬었구나.. 한다.
10년이 지난 지금 날씨탓에 매장에 들어와 창가자리에서 라떼 한잔과 도넛 하나를 먹고 있다.
(도넛보다도.. 10년전보다 맛있어진 커피에 조금 놀랐다)
혈당지수를 급격하게 높이는 것으로 건강에 아주 좋지 않다 하지만...
오늘의 날씨, 하루종일 쫄쫄 굶어 혈당을 아주 급격히 높일 필요가 있는 몸 상태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조합이다.
첫 직장에서 어느 임원이 너무 좋아해서 쟁반에 쌓아두고 한번에 다 먹었다던 크리스피 도넛
거래하던 납품처 영업사원들로부터 이따금씩 선물받아 나눠먹던 미스터 도넛 더즌 팩
엄마와 동생이 좋아하는 시장 찹쌀 도나쓰, 팥 도나쓰와 설탕 뭍힌 꽈배기
여러 기억들이 있는데...
이맘때 이런 날씨에 혹시 혈당까지 떨어져있다면
오늘의 이 기억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