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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죽어도 남향?

by 강충구

정답은 ‘아니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남향에 집착한다. 집을 지을 때, 집 살 때도 그렇지만 전셋집 얻을 때도 가격 빼고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이 ‘남향인지’ 여부이다. 우리나라는 북반구에 위치해서 남향을 선호하는 것 일부분 이해는 간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남향이면 햇빛 잘 받아서 따뜻하고 빨래도 잘 마르며 덤으로 난방비도 절감이 되니 일석이조(一石二鳥)이며 ‘도랑 치고 가재 잡다’가 아니겠는가.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다 하자

ⓐ 집이 남향이며 뒤가 낮고 앞 (남쪽)이 높다

ⓑ 집이 북향이며 뒤가 높고 앞 (남쪽)이 낮다

ⓒ 집이 남향이며 뒤가 높고 앞 (남쪽)이 낮다

정답은 당연히 ⓒ가 최상인데 그다음은 ⓐ, ⓑ중 어디일까

차상(次上)은 ⓐ가 아니고 ⓑ이다


풍수 기본 공식에 좌청룡 우백호(左靑龍 右白虎)도 있지만 전 저 후고(前低後高)라는 게 있다. 즉, 앞은 낮고 뒤가 높아서 뒤를 잘 받쳐주고 앞은 낮게 잘 펼쳐있어야 좋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사람들 카페를 참 좋아한다. 카페에서 오랫동안 수다를 떨려면 당연히 기대고 앉으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등받이를 앞으로 하고 등반이 없는 쪽에 엉덩이나 등을 두면 당연히 불편하다.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연세 드신 분이나 장시간 있는 경우이면 더더욱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구조 1위는 단연코 아파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뒤와 좌우 모두 동(棟)이 있으면 왠지 든든하다. 앞에는 막힌 동(棟)이 없고 평지이거나 도로 혹은 강이 흘러가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집 살 때 이것만 잘 따져도 당신은 50점은 따고 들어간다. 풍수에서 대도시는 강이나 산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동(棟)은 산(山)으로, 도로는 강이나 하천으로 해석한다.

풍수에서는 물(水)을 재물로 해석한다. 경사진 땅에 물을 부으면 흘러내려간다. 재물이 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없던 도로가 뚫리면 당연히 땅값이 올라간다.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구조, 즉 전 저 후고(前低後高) 구조는 대체로 주산에서 용맥으로 기(氣)가 내려오는 구조이다. 풍수에서는 남향이 아니어도 바람을 잘 막아주고 물이 들어오며 기(氣)가 잘 맺는 곳이 혈(穴) 자리이며 명당이다. 무조건 남향이 최우선이 아니다. 유명한 옛 고택에도 북향집이 있는 이유이다.

너무 남향집에 집착하지 말자. 우리나라는 난방시설이 참 좋은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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