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인생 역정을 겪은 유튜버 '감성대디'가 성공하게 된 출발은 '그냥 카메라를 켜고 시작한 날'이었다.
'남들이 다해도 나는 안 할 거야. 사이버든 실재든 어떤 공간에 나의 흔적을 남긴다는 건 끔찍해. 언젠간 '잊혀질 권리' 땜에 고통받을 걸.'
하던 내가 SNS에 글을 올려 본다. 그냥 시작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작은 그냥 하게 되었다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그의 '한 번 해보라'는 말에 22년 8월 25일. 나는 글 한 편을 올렸다. 그로부터 시작한 쓰기의 역사를 기록한다.
'쓰기의 역사'라.
거창하다. '광기의 역사', '성의 역사' 같은 푸코쯤이거나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공동체의 무엇이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마구 솟구치는 어구이다. 내 소소한 쓰기에 이런 이름 딱지를 붙이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이백 년 흘러봐라 미시사微示史가 될 것이다.' 하기에도 요즘엔 차고 넘치는 '기록'이란 것 아닌가.
그래도 나는 매거진의 제목을 '쓰기의 역사'라 하기로 했다. 늘 작은 나의 인생이지만 이것 하나는 거창하게 해 볼란다. 그냥 이런 제목 하나 붙이고 살아 보련다.
그럼 혹시 아는가.
'설령, 이것이 이 세상 최후의 인사가 될지라도 썼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정체불명의 문장을 이르고 장렬히 전사할 수 있을지. 삶이라는 전장을 그득히 살아낸 후,에 말이다.
모든 것을 그만 두고자 하였을 때 글쓰기로 하여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쓰기'를 기리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이 '역사'라는 거창한 말을 붙여주고 싶은 참 내력일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어떻게 변화해 갈까.
분명한 것은 쓰고 있을 때 나는 반짝인다는 것. 쓰기를 계속하는 한 내게도 하늘이 있다는 것.이것만으로도 별을 엮는 것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