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년을 살았다고?

반세기 인간이라니 맙소사!

by 카야

어느 날 50이 되었다. 갑자기 인생이 먹구름으로 뒤덮인 듯 음침하고 무거운 공기에 휩싸인다.

뭐야.. 지천명이라더니.. 난 아직도 하늘의 뜻을 알기는커녕 시시각각 변하는 내 마음조차 가늠을 못하겠는데. 어쩌란 말인가?..


사춘기도 아닌데,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럭저럭 잘 살아오던 나의 젊은 날 필름이 갑자기 뚝 끊기고, 노인의 시대로 타임 슬립한 듯 한 충격에 휩싸였다. 몸의 곳곳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에너지 기류와 생체신호의 경고음들.. 푸른 하늘이 갑자기 잿빛으로 변하여 나만의 동굴에서 세상 혼자 덩그러니 연약한 척 지내며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린다. '바깥세상은 위험하고 힘들어.. 이젠 넌 집에서 쉴 때야.'


이불밖은 위험해.jpg
근데, 언제까지?....




나 언제까지 쉬기만 해? 쉬는데 왜 몸과 마음은 물먹은 솜방망이처럼 무거워지는 걸까?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손에는 TV 리모컨을 움켜쥔 채 종일 홈쇼핑 채널을 섭렵한다.

매진 임박 소리와 무이자 할부 소리에 전화기를 찾는 손길이 분주하다. 입고 갈 데도 없는데 , 계속 쌓여가는 옷가지들이 나의 상실감을 채워주는 양 쓸데없는 우수 고객으로 등극한다. 쇼핑 중독에 빠져드는 순간이다. 다음 달 카드 값의 충격도 상실감을 이겨내진 못했다.


바닥나는 잔고가 내 마음의 평수만큼 줄어들 즈음 다시 진지한 질문과 마주해 본다.


어떻게 살 것인가?.. 누가 좀 알려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