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되찾기 | 가르치며 배우다#10

2025년 담임일기

by 비해브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우리의 성장을 믿는 해동성국 담임선생님입니다.

하루 늦었지만, 짧아도 보람찼던 8월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1. 개학의 첫 순간


개학 첫 날, 아이들과 둥글게 둘러앉아

방학 동안의 경험과 읽은 책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쭈뼛쭈뼛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

6학년 2학기라는 시기적 특성이 느껴졌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끄러움을 배우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말하지 못했더라도 방학 동안 책 한 권을 읽고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 새로운 사회, 새로운 직업


8월 아이들은 해동성국 사회 안에서 새로운 직업을 구했습니다.

어떤 직업은 사라지고, 또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또 같은 이름의 직업이더라도 역할이 확장되며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1학기 경력자에게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직업의 의미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스스로 ‘내 직업이 왜 필요한가?’,

‘나는 어떻게 이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붙잡는

이 과정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배움이라 믿습니다.



3. "온책읽기 + 문해력" 프로젝트


2학기에는 ‘온책읽기’와 ‘문해력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첫 시간, '독서란 무엇인가?'에 아이들에게 던진 네 가지 질문입니다.


1)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모두가 "그렇다". 2) 그렇다면 한 달에 2권 이상 읽는가? → 절반 남짓.

3)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 지식을 쌓기 위해, 성장을 위해 등

4) 그런데 이유를 아는데 왜 읽지 않을까? → (침묵)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서는 원래 즐거운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독서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까요?

독서보다 '즐거운 것'이 있기때문입니다.


물론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나 SNS처럼

더 쉽고 즉각적인 즐거움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겉으로는 공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담보로 한 대가지요.
그럴수록 책을 읽으며 스스로 생각이 확장되고 깊어지는

진짜 즐거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가”를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 한 권의 책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그 책을 모두 함께 읽으며 저자와 소통하고,

친구들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연극·홍보 자료·포스터 등 다양한 표현 활동으로까지 이어갈 예정입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단순히 머릿속에 머무는 것이 아닌

몸으로, 마음으로 확장되어 살아나는 경험을

아이들이 '함께' 해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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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너 프로젝트’


아이들이 묻습니다.

“선생님, 1학기는 ‘나 프로젝트’, 그럼 2학기는 ‘너 프로젝트’예요?”


네, 맞습니다.

책 속의 저자, 세상, 인물과 같은 ‘너’를 만나며

다시금 ‘나’를 돌아보는 여정을 함께하려 합니다.


함께 책을 고르고, 함께 읽고,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연극과 같은 다양한 표현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툴지만 용기 있게 도전하는 아이들의 걸음을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교롭게도 국어 1단원의 이름이 ‘작품 속 인물과 나’인데요,

아이들이 어떤 ‘작품’을 스스로 써 내려갈지 저 또한 기대가 큽니다.



<이번 달 책 추천>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한 권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을 통찰하는 지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깊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여름방학 동안 제가 읽고 큰 울림을 받았기에, 부모님께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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