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가르치며 배우다#9

2025년 담임일기

by 비해브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우리의 성장을 믿는 해동성국 담임선생님입니다.


어느덧 1학기 및 냉삼인들과 함께한 ‘도란도란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큰 만큼, 보람찬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란도란 프로젝트’는 자발적(이라 쓰고, 살짝은 강제였던) 대화를 통해

아이들과 하루에 한 명씩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참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표현은 달랐지만, 모든 냉삼인들의 2학기의 목표는 바로

“친구들과 덜 싸우고, 잘 지내기”였습니다.


얼마나 많이 다퉜기에 이런 목표를 세웠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보다 저는 이 답이야말로 아이들이 내린 삶의 중요한 정의라고 느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따뜻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

방법은 아직 서툴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때때로 어른보다 더 본능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삶의 본질’을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투고, 속상해하고, 다시 웃고 화해하며

소중한 순간의 반짝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계는 참 어렵습니다.

조심스러워야 하고, 부딪히기도 하고, 다시 품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면 우리는 종종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고,

타인의 기대에만 맞추려 하며, 자기 삶의 주인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기 인생이라는 축제에서도

정작 자신은 무대 위가 아닌 ‘행사 도우미’로 남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인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의 삶의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내 삶의 중심에 제대로 서 있는가?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면의 중심을 세우는 일이 먼저입니다.


자신을 지나치게 낮춰 겸손해서도 안 되며,

유명하고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를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기꺼이 내어준 존경과 권위에 대해,

그들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자주 목격해왔으니까요.


김승호 작가는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올라 세상 전체를 한눈에 넣어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안개처럼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더라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그 모든 것이 우리가 삶에서 키워야 할 ‘존재로서의 힘’ 아닐까요?


이런 질문들과 함께, 저는 1학기를 아이들과 나누었습니다.

그 속에 제가 뿌린 씨앗들이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저마다 필요한 시간 속에서 꼭 자기만의 색으로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다가오는 방학,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지혜를 얻지 못하더라도,

지혜로운 사람들의 생각들을

글을 통해서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책 읽는 경험이 ‘즐거움’으로 기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학 숙제의 부담은 줄이고,

책 한 권 깊이 있게 읽기를 방학 숙제로 냅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방학 동안 아이가 ‘읽고 싶은 책’ 딱 한 권만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깊이 있게 읽어볼 수 있게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BS 다큐 <내 아이가 스스로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법> 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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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DYc9b6HVzIE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일으키는 데 좋은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달 부모님께 드리는 책 추천 – 김승호 작가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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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모르는 삶의 진실들을 다정하지만 단단한 언어로 되짚어주는 책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무게를 되새기고,

세상과 관계 맺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부디 방학 동안 아이들과 좋은 책 한 권,

따뜻한 대화 한 번 나누시며 여름 햇살처럼 포근한 쉼의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7월 해동성국 담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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