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던진 질문
일요일 저녁, 텔레비전 속 <런닝맨> 멤버들이 직장인으로 변신했습니다.
‘런앤펀 컴퍼니’라는 가상의 회사에서 멤버들은 성과를 쌓고 벌칙을 피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성과판에는 최대한 자신의 이름을,
벌칙판에는 자신의 이름을 최소한으로 넣으면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멤버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됩니다.
깔깔거리며 웃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서로를 이름이 아닌
'꼰대'나 'MZ'로 부르기 시작했을까?
"꼰대는 원래 저래", "MZ는 역시 이해 안 가"라며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단순화하고는 맙니다.
우리는 왜 사무실의 저 '사람'을
그저 이해하기 힘든 존재로 규정해버렸을까요?
1) 디스코드가 낯선 유재석과 지석진
유재석과 지석진은 '디스코드'라는 낯선 메신저 앞에서 멈칫합니다.
미션의 정답을 '적어야 한다'는 양세찬의 말에
유재석은 익숙한 '아래아한글'을 켜기도 합니다.
한글 프로그램을 켜고 자판을 두드리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2) '탕파족'이 돼 구박받는 하하
탕비실에 위치한 과자들과 라면들을 먹던 하하
그런 하하는 김종국과 유재석에게 구박을 듣습니다.
일부 직장인들은 왜 탕파족이 되고만 걸까요?
3) MZ 신조어 '고진감래'가 황당한 김종국
'고진감래'의 정답을 듣고 "회사에 와서 집에 갈래?!"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김종국의 표정은 또 어떤가요?
4) 상무실의 외톨이 지석진
상무라는 직급을 얻어 홀로 화려한 방에 들어간 지석진의 모습을 봅니다.
권위가 주는 안락함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텅 빈 공간 속에서 외로워하는 지석진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오르고 싶어 하는 그 자리가,
실상은 타인의 온기로부터 가장 멀어지는 유배지는 아니었을까요?
런앤펀 컴퍼니를 통해 방송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꼰대'나 'MZ'라는 편리한 단어 뒤에 숨겨두었던
'사람의 얼굴'을 슬쩍 보여주며,
그저 직장이라는 한 공간에 위치한 상사와 직장 동료의 틀을 깨고
그저 나와 같은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바라보게 합니다.
물론 단순히 질문에서만 끝나는 건 아닙니다.
직장 생활 꿀팁으로 제공되는 쪽지를 보면
예능 속 장치로 포장돼 있지만
작은 실천 방법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남을 칭찬'하는 습관은 회사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
2.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주도적으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하하의 먼저 전화받기)
위와 같은 메시지나 행동들이 암시하는 건
무엇일까요?
이 미션들은 단순히 게임의 승리를 위한 도구였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잊고 지낸
'함께하는 법'에 대한 힌트였을까요?
내일 아침 출근길, 당신이 마주할 그 사람의 직급 뒤에는
어떤 인간적인 서투름과 고독이 숨어 있을까요?
소통은 어쩌면, 그 숨소리를 듣기 위해
잠시 멈춰 서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