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꽉 다문 꼬막은 숟가락으로 궁둥이를 비틀어요.
교회에서 알게 된, 인천이 고향인 여자 셋이 만났다.
하필 북극한파가 몰려와 체감 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날이었다.
이야기 중에 그녀의 손에 칭칭 감긴 반창고를 보았다. 아직도 손톱 가에 피딱지가 남아 있었다.
"꼬막이 너무 싱싱하길래 무작정 사 왔어요. 꼬막 삶아서 껍질 한쪽만 떼어내고 양념장 올린 게 먹고 싶어서요. 유튜브에서 알려준 대로 한 방향으로 잘 저어서 삶았는데 꼬막이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거예요. 칼로 억지로 벌리려다가 제 손톱이 뭉텅 나갔어요."
"아이고 저런... 어릴 적에 여러 가지 조개를 까는 광경을 보고 자란 인천 사람이라 무조건 칼로 입을 따려고 했구나. 꼬막은 질겨지지 않게 부루루 삶아서 숟가락으로 궁둥이를 따는 건데..."
나도 전주로 시집을 오기 전까지는 많이 먹어보지 못했다. 전라도 지방에서 흔한 식재료라 그런지, 시댁 행사 때는 늘 꼬막을 만만한 반찬으로 장만했다. 내 또래의 친구들이 여태 꼬막 까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다.
알고 보면 쉬운데, 책에도 잘 안 나오는 요령이라 배울 기회가 없었나 보다.
(꼬막 손질 법)
1. 꼬막은 큰 양푼에 담아 박박 문질러서 껍질에 묻은 뻘이 다 떨어질 때까지 깨끗이 씻는다.
2. 솥에 꼬막을 넣고 물을 넉넉히 붓고, 긴 주걱으로 한 방향으로 휘휘 저으며 부루룩 끓을 때까지 삶는다.
3. 소쿠리에 건져 찬물로 헹군다.
4. 숟가락을 꼬막 뒤 둥근 부분 사이에 넣고 비틀면 착~ 소리가 나며 벌어진다. 한쪽 껍데기만 떼어내고, 살은 껍질 안에 머물게 한다. 이때 살에 남은 개흙은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야 한다. 그래야 먹다가 뱉는 일이 없다.
(삶을 때 스스로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은, 그냥 손으로 벌려도 쉽게 까진다)
5. 상에 낼 접시에 꼬막을 가지런히 놓는다.
(양념장 만드는 법)
1. 잘게 다진 대파, 마늘, 풋고추와 고춧가루, 깨소금 등을 그릇에 먼저 넣고 진간장을 조금씩 부어가며 바특하게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에 비해 간장이 많으면 꼬막 위에 올렸을 때 볼품이 없고, 짠맛이 세기 쉽다.
2, 가지런히 놓인 꼬막 위에 양념장을 조금씩 얹어서 완성한다.
앞으로 이런 글을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장래 희망은 "요리하길 좋아하는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