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쿠스 주일학교
"커~억"
"으아아아~~~"
깜짝 놀란다. 오늘따라 반응이 좀 더 격하다. 경험 상,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거나, 날씨가 굿은 날과 신부님의 강론이 길어지면 소리가 커지고 많아진다.
지금은 우리 부부가 매주 참여하고 있는 발달장애 교우들과 같이 하는 주일 미사 시간.
아미쿠스는 라틴어로 친구, 동지, 왕의 충성스러운 신하의 의미로 내가 다니는 성당의 발달장애 교우 그룹의 이름이다. 장애 교우 한 명을 중간으로 한쪽은 가족이, 다른 쪽은 성당 봉사자가 자리를 같이 한다. 미사 행사 모든 것을 3인이 한조가 되어서 진행하는 것이다.
오늘은 아미쿠스 친구들 바로 옆 블록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항상 한 블록 떨어져 미사를 볼 때와 달리 우리 친구들의 미사 내내 반응과 가족과 봉사자들 간의 교감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친구들은 놀랍게도 큰 키에,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좋은 풍채와 특히 깨끗한 피부 덕분에 대부분 앳되 보인다. 그렇게 되도록, 그들의 어머니를 필두로 얼마나 많은 가족들의 보살핌이 있었을까?
어떤 이는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어서 발달 장애를 간직한 채 조용히 나이 든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좀 더 어색하고, 보는 이의 마음이 좀 더 짠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아미쿠스 블록 앞 줄에 앉은, 훤칠한 키에 잡티 하나 없는 아기 피부를 가진 청년은 앞을 잘 보지 못해서 양 쪽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잘 걷지 못하는 상태인데, 모친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과 이 친구를 신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같은 체구의 키가 큰, 남성 봉사자의 부축을 받으며, 교부금을 내기 위해서 앞으로 나선다.
교부금 함을 지나서,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모친과 봉사자가 우리 친구를 부축하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떼는데 비록 두 사람이 붙었지만, 이 친구의 큰 체구를 감당해 내는데 보통 애를 먹는 모습이 아니다. 오늘 처음 자세히 본, 아기 피부 친구의 모친의 표정에는 짜증과 힘듦이 아닌, 웃음이 깃들어 있다.
틱이 있는 친구는 10초에 한번 꼴로 연이어 "커~억" 하고 큰기침을 하니, 매주 대하는 나도 좀 익숙해질 법한데 여전히 기침 소리에 매번 살짝 놀라는 나를 보며 한심해한다. 그래도 미사 중에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친구의 얼굴이 이젠 낯설지 않다. 이 친구 역시, 내 주변에 있는 보통 청년과 같은, 좋은 풍채와 선한 인상을 가진 청년이다.
이제 내가 앉은 줄이 교부금을 내기 위해 나가는 순서. 중앙 통로로 가기 위해서는 아미쿠스 친구들이 앉아 있는 블록을 가로질러 지나가야 했다. 우리 블록 신자들의 줄에 맞춰 아미쿠스 블록 중간 지점을 지나가는데
"퍽 ~~"
"아얏 ~~"
내 등판에 매서운 통증이 왔다.
내가 지나가는데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던 아미쿠스 친구가 갑자기 "어어어~" 하면서 벌떡 일어서더니 내 등짝을 후려쳤던 것이다. 통증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 친구를 돌아보니 30대쯤으로 보이는 장년 교우였다.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미사가 힘들어 몸을 계속 움직이려고 했는데, 양 옆의 보호자가 못 움직이게 잡으니, 참다가 폭발해서 고함을 지르며 우연히 바로 앞을 지나가는 내 등짝을 후려친 것 같았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교부금을 내고 자리로 돌아왔다.
'줄지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중 왜 하필 내가 등짝을 맞았을까?'
주님의 기도 순서
성당 천장의 모자이크 큰 창 안으로 햇볕이 쏟아진다. 모자이크에 그려진 예수님 옷의 빨간색, 마리아의 파란색이 햇빛으로 더 선명해지면서, 햇빛이 뭉떵그려져 있는 것이 아닌, 한 줄기, 한 줄기 색깔별로 분리되어 마치 광선 검 같은 스펙트럼으로 온 성당 안을 알록달록 환히 밝힌다.
성가가 시작되자 아미쿠스 블록의 교우들은 가족, 봉사들과 서로 손을 맞잡고, 팔을 흔들며, 다양한 톤과 음정으로 노래한다.
여기야 말로 성령이 계신다.
어느 미사 때 보다, 주님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가정들이 기도하는 가장 성령이 가득한 시간
내가, 우리 부부가 오히려 이 교우들 덕분에 축복을 같이 받는 게 아닐까?
모두 평화를 빕니다
주님의 기도가 끝나고 신부님이 외치니 아미쿠스 분단에서 갑자기 "와~" 소리치며, 서로 부둥켜안고 손과 팔을 어루만진다.
매주 보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장면은 왜 항상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신부님의 오늘 강론이 새삼 가슴을 때린다. 주님이 말씀하시길 ~
너는 나를 전지전능하다고 말하면서 믿지 않는다
너는 나를 현명하다고 말하면서 묻지 않는다
내 등짝을 제대로 맞은 이유다.
주님이 나에게 물으신다
너는 지금 어디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