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체지방 10kg 감량 도전기

by 이정현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난관에 부딪힙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마주한 '체중 감량'이라는 숙제는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어려웠습니다. 흔히들 "나잇살은 안 빠진다"고들 합니다. 의지만으로 식욕을 억누르기엔 세상에 맛있는 것은 너무 많고, 열심히 운동장 몇 바퀴를 돌고 나면 오히려 보상 심리로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저는 체중이 아닌, ‘체지방' 10kg를 감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평범한 노인이 어떻게 책 속에서 정답을 알아내고, 아내의 눈치를 이겨내며 몸의 대사를 바꾸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한 권의 독서, 건강의 문을 열다

직장 생활은 대부분 IT 업계에서 보냈습니다. IT 분야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전쟁터 같은 곳입니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같이 기술 서적과 매뉴얼을 탐독해야 했고, 소설이나 인문학 같은 '마음의 양식'은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은퇴 후, 비로소 저에게는 '시간'이라는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지난 6~7년 동안 도서관을 드나들며 그간 읽지 못했던 책들을 탐독했습니다. 세 권의 두툼한 독서 노트가 채워질 때쯤, 운명처럼 한 권의 건강 서적을 만났습니다. "왜 살이 찌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주는 책이었죠.


그리고 1년여간 다이어트와 건강 관련 서적을 50여 권 넘게 파고들었습니다.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는 식의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인체의 신비, 호르몬의 작용, 그리고 몸이 에너지를 쓰는 방식에 대한 지식이 쌓이자 비로소 살이 빠지는 원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밥상 주권'과 '마누라의 잔소리'

60대 은퇴 남성에게 식이 조절에 가장 시련은 다름 아닌 '식단 선택권'의 부재였습니다. 제가 주는 대로 받아먹던 밥상에 감히 "밥, 빵, 국수를 안 먹겠다"라고 참견하는 것은 집안의 평화를 깨는 위험한 도전이었습니다.


체중이 줄어들고 얼굴에 주름이 한두 개 늘어가자 아내의 불평 어린 잔소리는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늙어서 살 빼면 골병든다", "얼굴 보기 흉하다"는 핀잔을 들으며 꿋꿋이 식단을 조절하는 일은 힘이 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책과 공부를 통해 확신을 얻었기에 멈출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아지려는 미용 목적이 아니라, 남은 생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생존'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알아야 뺀다' : 전문가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법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친구의 조언이나 유튜브의 단편적인 정보에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이걸 먹고 뺐다더라"는 카더라 식은 위험합니다. 아마추어의 눈높이이지만 공부하며 핵심 원리를 정립했습니다.


•몸의 대사를 바꾸는 과정: 탄수화물을 태우는 몸에서 지방을 태우는 몸으로 '엔진'을 교체하는 과정입니다.


•간헐적 단식과 시간제한 식사법: 언제 먹느냐가 무엇을 먹느냐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내뿜으며 지방을 축적하려 합니다. 잘 자는 것이 운동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이 지식들을 독서 노트에 정리하고 직접 몸으로 생체 실험을 하듯 적용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근육량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체지방만 10kg을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경험을 나누는 기쁨,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실천

나 홀로 성공에 그치지 않고, 제가 활동하는 독서 카페에서 가끔 강연도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제가 정립한 방식을 전수해 주었습니다. 건강하게 살이 빠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어트는 '단기전'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의사나 영양학자 같은 전문가들이 쓴 베스트셀러도 훌륭하지만, "눈치 보며 밥상에서 살아남는 법"과 "독학으로 깨우친 인체 대사 원리"는 친구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거듭나는 몸을 위하여

제 몸은 예전보다 가볍고, 정신은 더 맑습니다. 다이어트는 생활 습관(식단,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을 조율해 나가는 활동이자 자기 수양입니다.


알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미천한 경험이지만, 작성한 독서 노트와 식단 기록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실천하려는 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이어트는 의지가 아니라, 지혜로운 습관의 결과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