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빚은 만두, 둥글게 모인 사람들

포동포동 찐만두

by 달빛모아

직사각형의 교자상 두 개를 이어 붙여 놓고 둥근 은쟁반 가득 둥글둥글 빚은 만두를 누가 누가 잘 빚는가? 내기하듯 척척 만들어 낸다.
만두소와 만두피는 매양 같은 것인데 엄마 포함 결혼한 다섯 자매가 만든 만두는 제각기 달라 보인다.


포동포동 만두소를 가득 채운 만두,
둥근 모양이 유난히 다소곳해 보이는 이쁜이 만두,
뒤로 자꾸만 뒤로 넘어가는 뒤웃둥 만두,
어린 우리들이 보기에도 어설퍼서 곧 터질 것 같은 어설픈 만두,

모양 잡다 터질까~ 주름치마 만두.



수증기와 함께 피어오르던 것들


부엌에 있는 커다란 솥 두 개에서 부지런히 만두를 찌어낸다.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군침 도는 찜만두 냄새가 집안 가득 채우면 마당에서 놀던 외사촌들과 우리 형제자매들은 엄마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다들 빈접시를 하나씩 챙기고는 만두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만두소의 양념간이 딱 적당하니 별도의 양념장이 필요 없는 집만두, 그렇게 외가 쪽 식구들과 뜨거운 만두를 덥석덥석 먹었던 추억이 있다.
이모들이 만드는 속도보다 우리들이 먹는 속도가 더 빨랐던 시절이 있었다.
만두만큼이나 웃음이 넘쳐났던 시간들이었다.



다시 만들고 싶은 날


신기하게도 더 이상 못 먹겠다 싶을 만큼 먹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이모들 손에는 찐만두가 들려 있어 푸근했던 기억이 있다.


날이 추워지면 그 시절 생각에 만두를 빚는다. 예전처럼 큰 솥도, 북쩍북쩍한 사람도 없지만, 김이 오르는 만두 앞에 서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부터 먼저 따뜻해진다.
이웃의 상황이 되어 빚은 만두를 나눠 먹으면 유년시절 느꼈던 푸근함이 되살아난다.

정겨운 이들과 모여 앉아 둥글게 빚은 만두 먹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인사 나누던 깊은 겨울의 어느 날을 다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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