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ness me — 누군가가 있어야 시간은 반짝인다

대상이 생기는 순간, 시간은 달라진다

by 달빛모아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는 뇌리에 박히는 강렬한 함성이 나온다. 죽음을 직전에 둔 워보이들이 동료를 향해 절박하게 내뱉는 한마디,


"나를 기억해 줘(Witness me)!" 그들은 스스로를 던지는 희생을 통해 영웅적 죽음을 꿈꾸고, 남겨진 이들은 "기억할게(Witnessed)!" 라고 화답하며 그 한 생애의 마침표를 목격한다.


영화 속 전사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 역시 삶이라는 치열한 전장 위에서 끊임없이 서로에게 신호를 보낸다.


때로는 "나를 기억해 줘"라고 간절히 손을 내밀다가도, 때로는 "나를 잊어줘"라며 뒷모습을 보인다.

"기억할게"라는 약속과 "너를 지울게"라는 다짐 사이에서 우리의 마음은 수없이 교차한다.



누군가가 들어오는 순간


시간은 대상이 있어야 비로소 빛이 난다.

시간 그 자체는 무색무취의 흐름일 뿐이지만, 그 흐름 속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순간 시간은 전혀 다른 속도로 흐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은 시간은 혼자일 때보다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홀로 깊은 사색에 잠긴 시간은 더디게 흐르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나를 가득 채운다.


그 대상이 타인이든, 혹은 온전한 나 자신이든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타인을 사랑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그 뜨거운 욕구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구체적인 형상을 만든다.


타인과 부대끼며 웃고 울 때, 혹은 거울 속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화해할 때, 박제되어 있던 시간은 비로소 생명력을 얻고 반짝인다.



소모되지 않는 시간의 축적


우리는 흔히 시간이 '흐른다'거나 '소모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상과 깊게 교감하며 보낸 하루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면, 그것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촘촘히 쌓인 것이다.


단순한 일상일지라도 그 속에 '대상'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 시간은 나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나를 채우는 양분이 된다.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시간을 두 배로 쓸 수 있는 마법을 부리게 된다.


1분 1초의 길이를 늘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의 밀도를 두 배로 높이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시간은 누구를 향해 빛나고 있나요?





글벗님들, 오늘도 함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롯이 나를 챙길수 있는 틈을 만드시길,
평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