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붙잡은 걸까
간간이 들르는 도서관이 있다. 그곳 뜨락에는 늘 같은 자리를 지키는 직사각형 화분이 서너 개 놓여 있다.
여느 가정집 사각 싱크대볼 만큼 큼지막한 화분들. 겨우내 텅 비어 있던 탓에 나는 늘 무심하게 그 앞을 지나치곤 했다.
얼마 전이었다. 여느 때처럼 도서관을 나서다 빈 화분 앞을 스치듯 지나치는데, 문득 발걸음이 멈췄다.
무엇이 나를 붙잡은 걸까. 멈춰 서서 찬찬히 들여다보니, 텅 빈 흙 위 모서리에 아주 작은 꽃 하나가 피어 있었다.
흰 꽃잎 다섯 장. 위쪽이 깊게 파여 두 갈래로 갈라진 하트 모양이었다. 그 아래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초록색 꽃받침 다섯 개. 언뜻 보니 초록색 별이 다섯 개의 하트를 조용히 품고 있는 모양새였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완연한 봄이 오지 않은 잔디밭은 연갈색으로 바랬고, 곁에 선 동백나무도 짙은 초록의 눈꽃만 머금은 채였다. 그 삭막한 풍경 속에서, 이 작고 하얀 생명만이 홀로 빛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조용히 허리를 숙였다.
'별꽃'
이름마저 작고 반짝이는 듯한 꽃의 생김과 꼭 닮았다.
오늘 만난 이 꽃이 내게는 무심한 계절의 틈을 뚫고 솟아오른 작은 별이다.
글벗님들, 오늘도 함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롯이 나를 챙길수 있는 틈을 만드시길,
평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