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땅

by 루아 조인순 작가

낮이면 구름이 내려와 숨바꼭질하며 뛰어놀고, 밤이면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떡방아 찧는 구름 위의 땅 안반데기, 안반데기는 강릉사투리로 안반더기라고 한다. 땅이 떡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하늘이 예쁜 날 안반데기를 찾았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곳은 고도가 높아 서늘했다. 산꼭대기의 넉넉한 땅에는 배추밭이 펼쳐져 있고, 장마와 땡볕에 배추가 타들어가 썩고 있다. 성한 배추밭에선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를 출하하느라고 바빴고, 그곳에 일이 끝나면 봉고차로 외국인 노동자를 싣고 다른 배추밭으로 이동했다.


우린 언제부터 깻잎 한 장, 파 한 뿌리, 배추 한 포기, 농산물들을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인지. 이러다 그들이 떠나가면 농사짓는 법을 몰라 우리 모두 굶어 죽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돼서 봉고차를 오래도록 쳐다봤다.

이 글을 통해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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