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아 조인순 작가 Oct 30. 2024

일거수일투족

       

야채에 붙어 따라온 달팽이

싱크대에서 무전취식 하며

제집처럼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아침이면

달팽이가 기어 나와

싱크대 옆에 붙어 꼬물댄다     


녀석들이 숨어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을 줄이야     


뒷골이 서늘했던

이유가

녀석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불청객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달팽이가 살던 곳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삶과 죽음은 달팽이의 몫이므로

장맛비가 하루 종일 서성이던 날

빗방울에 실어 화단으로 내려 보냈다      

    

작가의 이전글 오빠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