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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조인순 작가 Nov 27. 2024

유년의 샘물

영혼이 메마른 나무

오랜 세월 사막이 되어버린 땅에서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느라

온몸에 물기가 다 말라버렸다

가랑잎 같이 바싹 말라버린

나무는 꿈을 꾸며

생명의 물을 찾아

뿌리를 깊게 더 깊게 뻗어

유년의 샘물을 찾아

두레박을 깊은 우물 속에 던진다

철썩,

맑고 차가운 우물에

두레박 닿는 소리가 저 멀리 들린다

나무는

온 힘을 다해 우물을 길어 올린다

긴 두레박줄을 당기고 또 당겨

우물을 퍼 올려

두레박에 담긴 맑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사막 같은 세상에도

유년의 샘물은 마르지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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