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찡해

by 루아 조인순 작가


할머니 서너 명이

실버카를 끌고 사람 구경 나왔다.

더는

신기할 것도 없는 세상

콧바람 쐬며

달팽이보다 더 느리게 걷는다.

간신히 몇 걸음 걷고 나서

나무 그늘 아래

실버카를 세워 두고

그 위에 앉아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가끔은 박장대소하고

또 가끔은

새색시처럼 수줍게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호호호 웃는다.

야속하고 무심한 세월도

그녀들의 마음까지는 어찌하지 못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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