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by 루아 조인순 작가


잘 사용하지 않는 작은 화장실

거미가 주인의 허락도 없이 집을 지었다.

누구 허락받고 여기다 집을 짓느냐고

자신의 공간을 나눠줄 생각이 없는

그녀는 거미줄을 한방에 걷어버렸다.

거미는 애원했다.

이 큰 집에서

고작 작은 구석일 뿐인데

좀 함께 살면 안 되느냐고.

그녀는 매몰차게 안 된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거미는 다시 애원했다.

다달이 월세는 지불하겠다고.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거미는 간절하게 말했다.

하수구에서 나오는 날파리를

날마다 잡아주면 되지 않느냐고.

콜!

그녀는 세입자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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