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해지기

by 루아 조인순 작가

늦가을에 찾은 인제 자작나무 숲

아직 눈은 내리지 않았는데

산 전체가 은빛세계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몇 안 되는 노란 단풍잎

땅보다 하늘을 더 사랑한 것일까.


숲 속의 귀족답게

시원하게 뻗은 자작나무

자작나무를 만나기 위해

겸손은 잠시 집에 두고 왔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자작나무를 올려다보자니

목이 아파 다시 숙여지는 고개

거만해지기도 쉽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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