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학교에 입학한 엄마

블로그학교 인스타반에 다니게 되었다.

by 김파랑


새벽 6시..조회수 조회수!!!


눈을 뜨자마자 밤에 올리고 잔 글의 조회수를 살펴본다. 블로그 조회수,,,는 3 ??? 이웃추가 몇명??을 확인하고는 인스타로 들어가 팔로워 수를 확인한다.


'아잇. 아침부터 괜히 봤어..역시 핸드폰을 들여다보면 안돼 흑'

하루는 웃고 하루는 실망으로 시작한다.

나는 블로그학교 인스타반에 재학중이 두 딸의 엄마이다.




그리고 얼마전까지는 직장맘이기도 했다. 하루 20시간을 전쟁처럼 보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의 회사갈 준비를 마치고 아이들을 깨워 씻기고 먹이고는 각각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등원시킨다. 한숨 돌린 후 시속 120으로 달려 사무실에 골인한다.

아이들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가야하는 시간제 근무이지만 업무량은 풀타임제와 같기에 나는 숨도 안쉬고 일을 하고는 또 다시 시속 100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두 아이의 학원을 왔다갔다하기도 하고 어쩌다 시간이 비면 놀이터에서 놀아줘야한다. 부랴부랴 저녁시간에 맞춰 들어와서는 옷을 벗을세도 없이 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밥을 먹이고 두 아이를 번갈아 씻기면 오늘의 주요 업무는 끝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벌써 밤 10시이기도 하다.

함께 골아떨어지는 날이 반이요, 하루에 내 시간이 없는 것이 억울하여 2시간이라도 꾸벅꾸벅 졸며 드라마라도 보고 자는 것이 반인 생활이었다.


어느날 문뜩, 밥도 먹기 싫어 사무실 책상에 앉아 빵을 뜯어 먹으며 생각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살고 있지? 하루 24시간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얻는 것은 단지 반시간 근무한 월급 120만원이 전부였다.

잃는 것은 너무 피곤해 지친 엄마의 히스테리를 받아야 하는 아이의 정서, 그리고 점점 나를 잃어버리는 나의 금쪽같은 시간들이었다.


120만원과 맞바꾼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이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반년의 고민끝에 나는 휴직계를 내고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처음 예상대로 퇴직을 했다.)

당장 120이 없어지면 생활의 타격을 받겠지만 이런 생활을 더 이상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의 직장에 퇴사와 같은 휴직계를 던지고는 120만원 벌기 프로젝트에 들어가야만 했다. 당장 숨가쁘게 달리지 않고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동시에 이미 직장생활로 피폐해진 나의 심신을 추스려야만 했다. 마음가는 대로 일하면서 소소한 돈도 벌 수 있는 SNS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먼저 블로그부터 시작했다. 마음속에 떠오르지만 그냥 지나쳐야만 했던 생각들을 하나하나 메모해 두고 글을 작성해 나갔다. 동시에 블로그로 수익화하는 강의도 수강했다.

내가 써내려가는 블로그로 보아서는 절대로 당장의 조그만한 수입도 기대를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조회수가 나와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SNS 현실을 파악했고 그저 떠오르는 나의 생각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는걸 글의 조회수를 보며 알아갔다. 그 뒤로는 내 마음속 글이 아닌 사람들이 읽어줄 글에 관심을 가져야만 했다.


진심을 담아 써내려가는 일기라도 꾸준하기만 하다면 저절로 조금씩 읽어주는 사람이 생길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의에서도 결국은 내 글 마케팅을 내가 하고 다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블로그에서 나의 글을 봐주고 당신의 글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나와 결이 맞는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 이웃추가를 하기 시작했다.

댓글로 서로서로 대화를 나눠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조회수와 실적을 거두어 준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두들 그러한 목적으로 나름 공감가는 글들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며 블로그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얼굴만 가려졌을 뿐이지 완벽히 현실 인간세계를 온라인상에 옮겨 놓은것이었다.


이러면 좋을까? 저러면 좋을까?

매일매일 글의 종류와 방향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루종일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조회수와 팔로워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너한표 나한표 주고받는 이웃수로 승부를 보는 것이 먼가 잘못되었다 생각하면서도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영혼없는 서이추를 하고 다닌는 날도 늘어났다.


그럼에도 조회수는 내가 돌아나닌 이웃방문 수만큼만 늘어났다. 그리고 그 사실에 지쳐갈때쯤 매일 걸으며 찍는 사진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블로그보다 간편했고 손쉽게 나의 생각을 바로바로 적어 올릴 수 있어 나에게 더 맞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팔로워수 집착에 아주 빠른 속도로 빠져들게 만들어져 있었다.


결국은 하루종일 나의 머릿속은 블로그 조회수와 인스타 팔로워수에 대한 갈증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 갈증이 더 질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더 좋은 사진을 찍어낼 수 있도록 부추기기도 했지만 숨쉬는것처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들락날락 거리는 나를 인식하고는 바로 내가 SnS의 함정에 깊이 빠져있음을 느꼈다.


나가고 싶어도 잘 나가지지 않고 당연하듯이 이끌려 가야만 하는 세계.

나는 그렇게 블로그학교에 인스타반에 재학중인 영혼없는 학생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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