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빛나는 꿈이 있습니다.

단지 사회생활 못하는 엄마일 뿐입니다.

by 김파랑

예전에는 잘 구분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mbti로 성격유형을 나누고 그 결과로 말없는 소속감들을 가진다.

어떤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젊은 남녀들이 처음 만나 함께 생활을 하며 지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들이 어색한 가운데 나온 대화도 바로 mbti 맞추기 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E 인가 I 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가장 조심스럽고 조용한 사람은 I로 점찍어 두고 역시나 I 일줄 알았다며 E 들이 말한다.


세상은 이렇다.

외향인자들은 언제나 내뱉고 주도하면서 조용한 I 들을 마치 이끌어야 하는 양 대한다. 심지어 답답해 하기도 하고..


나는 오랫동안 함부로 말을 내뱉지 않았고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고 그저 낯선 환경이 불편한 채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 분위기를 깨보고자 억지 말도 지어내 보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갑.분 .싸.

나에게 맞지 않는 그 말들을 점점 집어 넣으며 나는 더더욱 내향인으로 낙인찍혔고 할말도 못하는 사람으로 외향인들이 도장을 찍어버리기도 했다.


심지어 극단의E, 외향인이라 자부했던 직장 상사는 자기와 같은 외향인을 편애하며 거침없는 말들을 내뱉기도 했다.

"우리 I인자들 밥도 못 고를테니 여기서 유일하게 E인 ㅇㅇ씨가 잘 챙겨서 점심 챙겨줘~!"

라고 말이다.

그 말에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음속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굳이 자기의 고집을 부리지 않았던 배려를 저렇게 치부해버리는 상사의 말에 그 사람의 인성이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내가 조금 다치기도 했던 것 같다.


아이의 엄마들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이다.

엄마들은 더 조심스럽다. 생각보다 내 주변에선 I의 성향을 가진 엄마들이 꾀나 있지만 이 사람들은 나서지 않기에 모여지지 않는다. 어쩌다 아이로 인해 이루어진 만남에서는 E보유 인자들이 메뉴 고르기나 모든 일정들을 나서서 정리해준다.

그것만 해주면 감사하지만 그런 행동 뒤에 답답함을 내비치는 것이 문제이다.


가만히 따라주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주면서도 죄인이 된다. 먼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헤쳐나가야만 이 죄책감을 덜어낼 것 같지만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독단적으로 밀고 나가기에 다시한번 별것아닌 내 의견은 묻어두게 된다.

그리고 그 마지막엔 같이 하고 싶지 않음으로..

"함께하지 못해 죄송해요..다음엔 꼭 같이 가요~" 라고 끝나버린다.

죄송하다는 그 말 뒤에선 의욕없고 결속력 없는 사람이라는 굴레가 씌어진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세상에서 나를 지켜줄 온전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내고 싶은 꿈이 있다. 그 꿈은 너무나 뜨겁지만 아직은 사람들에게 그 어떤것도 내비치지 않는다.

왠지 모르지만 나만의 세상에서 행복한 일을 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하루하루를 보냄에도 이런 모임에서는 자기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 한 정말 무기력한 사람이 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가끔은 외향인들이 말로써 각인시켜 주기에 더더욱 사람의 모임을 멀리하고만 싶어지고 그 모임속에서 점점더 말을 잃어가는 나는 무기력한 사람으로 찍혀버린다.

'그렇게 생각하라지~!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어~!'

이렇게 매일매일 나에게 확언을 한다. 할 수 있다고. 가슴속으로 외친다.


내가 플로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런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로부터 나를 치유하고 나와 같은 사람들을 조용히 다듬어 줄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너무 먼길을 돌아 헤맨 길 끝에 찾아냈지만, 그리고 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하겠지만 사회생활 못하는 엄마인 나는 이미 그 꿈만으로도 살아 숨쉬는 것만 같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꽃으로부터 나는 점점 치유되고 있고 우리 아이에게도 꽃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게 해주고 싶다. 꽃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고 꽃에게 배우고 꽃으로 육아하고 꽃처럼 세상을 대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세상이 빛나게 되는 그 어느날 외쳐볼 것이다.

"나도 누구보다 빛나는 꽃을 품고 있었어~~!! "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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