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갑질부자 시댁어른 어떻게 해야 하나요?

by 김파랑

엊그제 나의 천사 같은 시어머니를 소개했었다. 우리 엄마를 욕하면서까지 말이다..

그런데 세상엔 모든 걸 다 주는 그런 기적은 없는 것이다.

천사 같은 시어머니가 계시지만 그 시어머니 옆에 시이모님, 시이모님이란 존재가 결혼생활 8년 내내 나의 시댁빡침을 담당하신다.

시이모님 부부(시이모부님은 그 이상)를 보고 있노라면 대한항공 조**씨가 생각난다. 그 사람이 빙의해서 와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재벌집에 시집간 것도 아닌데 왜 이 사람이 여기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살면서 아주 근접하게는 진짜 부자를 옆에서 본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내가 결혼할 사람의 이모가 재벌까진 아니어도 정말정말 부자였다.

처음엔 참 좋았다.. 왜냐하면 나를 처음 보는 날 200만 원짜리 명품가방을 그냥 손쉽게 사주셨었고 난생처음 가져보는 명품백에 너무나 좋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때는 참 좋았는데 지금은 그날로 돌아가 아주 시원하게 가방 따위 필요 없다고 거절해 버리는 상상을 매일 하는 중이다.



어떤 사람인지는 대한항공 조**을 생각하면 아주 쉽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부부인데 그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거의 노예처럼 부려먹는다. 돈 주니까! 당연하다는 듯.(드라마에 나올 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나는 투명인간이고 자기 조카인 내 남편도 시험에 합격하기 전까지는 투명인간 취급을 했었다고 한다.

(에피소드 하나를 풀자면 짜장면을 시키고 비벼주지 않아 그 집에서 쫓겨났었다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시어머니는 주워온 자식인 것인지 시어머니만 성인군자 같고 다른 형제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두 차갑다. 아무도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 인사를 하면 거의 쳐다보는 둥 마는둥한 분위기, 결혼한 뒤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계속 혼자 인사를 해댔다.

나는 투명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받들어 모시는 사람이 바로 부자이모 그분이다. 왜냐하면 돈이 많았고 아주 예전부터 식구들에게 돈을 많이 풀고 자기 병원에 일자리도 구해주고 그런 모양이다.

그러면 머하는가...싸가지 없기로는 대한민국 top5안에는 들 것 같은데~

그런 사람에게 인사도 하기 싫었지만 열심히 혼자 인사를 했다. 인사로 사람을 아주 민망스럽게 하는데도 말이다. 딱 그뿐이지 더 이상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살갑게는커녕 굽실대지 않았고 그것은 결혼하기 전부터 일관되게 그래온 나의 성격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일관됨에 왜 갑자기 빡이 치셨는지 내가 속된 말로 살살거리며 노예처럼 굴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단단히 찍혔다.


어느 날, 시어머니 형제모임이 있던 날 우리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그 모임에 간 적이 있었다. 모두들 이미 고기를 구워드시고 계셨고 뒤늦게 간 우리들은 여러 차례 안녕하세요! 를 외치며 들어가 쭈뼛이 앉았다.

안쪽에 앉아 계셨던 그 부자이모는 원래도 반갑게 인사 한번 안 하시는 분이었기에 그러려니 했고 나는 모두를 향해 인사를 마쳤던 후였다.

언짢은 표정으로 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원래 평상시에도 그러했기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나는 아이 밥만을 챙기며 가시방석 같은 그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 아이와 함께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 길에 그 이모님과 마주쳤는데 나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쏘아붙이시더라..

"너는 왜 인사를 안 하냐??"

너무 당황스러워, 게다가 우리 말귀 다 알아듣는 아이가 지켜보고 있었기에

"아 그런가요? 죄송합니다."라며... 아까 인사했다는 변명 따위 하지도 못했었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내가 인사를 어떻게 하나 지켜보며 우리 아이들한테까지 억지 인사를 시켜 세우는 인간이었다.

나는 계속 아이들을 인사하라고 닦달하며 그 비위를 끝까지 맞춰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번개 맞은 것 같은 사건이 있고 몇 주가 흐른 뒤,

시댁 다 같이 시할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가족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또 한 번 모이는 날이었다. 야외촬영이었고 너무나 더운 땡볕 아래 운동장 한가운데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부자이모는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운동장까지 들어온 차에서 내리셨다. 나는 긴장하며 큰소리로 모두와 함께 안녕하세요! 를 외쳤다.

남편에게 확인도장까지 찍어뒀다.

그런데 촬영의 막바지쯤 갑자기 우리 가족 쪽으로 오더니 나에게 말하더라..

"너 인사 안 하냐??"

(정확히 딱 저 말투이다, 쓰면서도 화가 올라오는 중이다...ㅠㅜ)

"저 아까 인사했는데요!!!"

이번에는 확실히 말했다. 확실히 인사했으니까!!

그랬더니... 잊을 수 없는 말을 날리셨다.

"너는 뒤통수에 대고 인사하냐??" 이러고는 우리 아이들에게

인사강요는 물론 말이 별로 없는 첫째 아이에게 말하라고 강요까지 하고는 쌩하니 가버리셨다.

두둥!

정말 미친 사람 같다.....

.

.

남편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래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 저번엔 나만 듣는 곳에서 그런 말투로 나를 공격하여 오랜 시간 그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었다.

그런 사건이 지난 후

부자이모라 식구들이 따로 환갑잔치를 열어주었고 (자식들이 아닌 조카들이 열어주는 것도 비정상이지만) 어쨌든 그날은 정말 인사를 더 확실히 하겠다는 각오로 정말 확실히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끝인 줄 알았다....




시할머님이 돌아가셨다... 또 얼굴을 봐야만 했다. 이번에도 노이로제에 걸린 나는 인사를 열심히 했다. 아이들에게도 미안하지만 인사를 강요시키며 확실히 했다.

이틀을 아이들과 그 속에서 있다가 마지막 발인날은 남편만 잠시 다녀왔다.

그리고 남편이 다녀와서 말해주기를 그 이모가 말했다고 한다.

"와이프 눈 마주치고 똑바로 인사하라고 해."라고...


직접 들은 것도 아닌데 또 피가 거꾸로 쏟는 것 같았다. 이번 장례식장에서 아마 인사를 내가 가장 잘한 것 같은데 말이다.

결론은... 인사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무뚝뚝한 태도, 살살거리지 않는 나, 너무나 도도한 모습이 꼴 보기가 싫었던 것이다.

이모님에게 도움 받은 사람 포함 모든 가족들은 모두 부자라서 그런 것인지 정말로 살살거린다. 숙모님들은 아양을 떨고 조카들은 부자이모 눈밖에 날까 무서워 비위를 맞춰대기 일쑤다.


나는 그 이모님에게 아쉬울 것 없기에 그냥 원래 우리 성격대로 한다. 그것이 멀 잘못 한다기보다 조용히 있는다. 그저 조용히.. 구석에서

그것이 문제인 것이었다. 자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굽실대는데 딱 우리 가족만 그러지를 않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 나는 200만 원짜리 가방이 너무나 목에 가시처럼 느껴진다.

할 수만 있다면 그 돈을 다시 돌려 반납시키고 싶다.


주변에서도 시댁어른이 인사 안 했다고 며느리를 혼내고 나무랐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인사가 무엇인지, 인사가 도대체 무엇인지

공직생활 내내 그 인사 때문에 고통스러웠는데

정말로 인간관계의 정다운 관계, 인간의 기본적인 예의라는 인사가 사람을 괴롭히는 겉치레가 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갑질인들이 바라는 그 인사는 어떤 식으로든 충족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가 되지 않는다.

답답하기 그지없고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대체 인사는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볼 때마다 죽을 것처럼 숨통을 조여 오는 이 갑질사상 대마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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