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속 따듯함, 투팍 샤커

by 석원진

경찰과 총격을 벌이는 사람들, 공중 화장실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 12세 소녀, 그녀를 외면하는 사회와 국가, 마약 중독자이지만 훌륭히 아들을 길러낸 어머니에 대한 감사.


투팍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노래 속에 드러나는 미국 빈민층 사회 모습이 당시 학생이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적나라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돈 여자 차 자랑만 하는 자칭 아티스트들과 그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음악을 통해 사회 구조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점이다.


이러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노래하는 래퍼는 여럿 있지만, 내가 특히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폭력과 절망으로 가득한 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희망과 인간적인 따뜻함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삶의 부조리함과 작고 소중한 사랑을 대비시키는 데 탁월했으며, 그 대비야말로 그의 음악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요소였다.


부조리와 따듯함을 대비시킨 그의 노래의 부분을 소개하자면, 대표적으로 Dear Mama가 있다.


2 Pac-Dear mama 1절中

And even as a crack fiend, mama
You always was a black queen, mama
당신이 마약에 절어있을 때조차
(내 눈에) 당신은 언제나 흑인 여왕이셨어.
I finally understand
for a woman it ain’t easy tryin to raise a man
이젠 이해해
여자 (혼자서) 남자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음을
You always was committed
A poor single mother on welfare, tell me how ya did it
엄마는 항상 헌신적이었어
보조금으로 사는 가난한 미혼모 생활, 그걸 어떻게 견뎠을까.
There’s no way I can pay you back
But the plan is to show you that I understand
You are appreciated
이 은혜를 어떻게 해도 보답할 순 없지만,
난 이제 모든 걸 이해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당신에게 감사해


그는 아버지 없이 자랐으며, 어렸을 적 사고를 치고 갱단과 어울리며

학교를 정학당하고, 감옥을 들락 거리는 생활을 하였다.

어렸을 적 이 모든 상황에 어머니를 비난하고 모든 것을 그녀 탓으로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지금, 그는 그녀를 이해하고 감사함을 표현한다.


어머니는 마약중독자였다와 어렸을 적 다툼이 잦았다는 표현에서, 그가 어렸을 적 어머니와 반드시 좋은 일만 있진 않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비록 그녀는 마약중독자였지만, 투팍은 자신에게는 흑인 여왕이었다 말하며, 비록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그런 자신의 가족, 어머니에게 사랑을 표현한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기 때문이다. 결점조차 받아들이고, 오히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길러낸 것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나는 이 노래에서 자주 반복되는 이해한다는 표현에 큰 감동을 느끼는데, 이는 마치 남성이 술에 잔뜩 취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좋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받아들인다, 사랑한다는 진지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2 Pac- Dear mama 2절 중

And I could see you comin’ home after work late
You’re in the kitchen tryin’ to fix us a hot plate
늦은 밤, 일이 끝나 집에 돌아오는 그대를 봐
따듯한 음식을 만들어주려 부엌에서 요리하시네
Ya just workin’ with the scraps you was given
And mama made miracles every Thanksgivin’
그저 주어진 힘든 상황과 타협해 나갔고
추수감사절 때마다 기적을 만드셨지
But now the road got rough, you’re alone
You’re tryin’ to raise two bad kids on your own
그러나 길이 험해져 당신은 혼자가 되었네
누구의 도움 없이 두 못난 자식을 기르셨고
And there’s no way I can pay you back
But my plan is to show you that I understand
You are appreciated
이 은혜를 어떻게 해도 보답할 순 없지만,
난 이제 모든 걸 이해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당신에게 감사해


이 대목을 선택한 이유는, 투팍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과 어머니의 따뜻한 음식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대비가,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 때마다 기적을 만들어주셨다”는 가사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가끔 치킨 한 마리로 온 가족을 웃게 했던 한국의 아버지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런 작은 기적들은, 삶이 부조리하더라도 사랑과 온기로 버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의 이전글그대 자신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