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누구를 잃고 있는 것일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본적이 있다던가
믿었던 친구에게서 배신을 당해본 적이 있다던가
부모님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던가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갈등을 겪어왔고 겪어지고,
그리고 겪어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있다.
회사는 그 모든 사회 조직과 관계 속에서도
조금은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봐도 명백한 위계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평등한 관계와 호칭을 강조하는 외국계, 또는 스타트업 일지라도 누군가는 일을 시키는 사람, 누군가는 따라야 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고로 직장에서 괴롭힌다는 것은 아주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또 무감각해질 수 있는 영역중의 하나다.
노무이슈를 담당하는 나에게는 직장내괴롭힘 사건이 발생했다 라는 이야기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모든 직원들이 잘 지내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누군가가 지위를 이용해서 갑질을 했다는 것, 누군가는 그것을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열번 이상의 신고의 기로에서 참아왔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미 마음이 지치곤 한다.
요즘 팀장 직급의 매니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똑같은 목소리가 있다. 요즘 친구들은 매니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글쎄. 나는 매니징, 리딩의 책임감의 고뇌를 한 세대의 성향에서만 찾는 것은 매우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소위 MZ 세대의 자유로운 성향에서 이유를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직장내괴롭힘은 모든 세대에 있어 왔다. 나도 첫 회사에서 무수히 모욕된 상사의 언행을 참아왔다. 관련 법이 생기면서부터는 직장내괴롭힘이 관리자들의 행동을 법적으로 통제하여 부조리를 막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면에는, 팀장급임 매니저들의 행동을 너무 조심스럽게 하는 효과도 발생했다. 직장내괴롭힘 신고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꽤 있다. 우선 신고가 되면 회사는 관련 조사를 해야하기 때문이고 신고자와 가해지목자를 분리조치 해야 하는 점을 악용하여 조금의 불편한 상사의 언사와 행동이 본인에게 닥치면 이를 신고하는 것이다. 추후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정되는 경우라도 가해자로 지목된 팀장은 이미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한다.
직장내괴롭힘 법은 취지면에서,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직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서 어떻게 법적으로 회사의 팀장급 이상의 업무권과 관리권한을 보조하고 회사로서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할지 논의될 시기인 것도 확실해 보인다.
구체적인 증빙없이 무조건 신고하여 큰 프로젝트가 딜레이 되는 경우도 많고, 무고로 인해 가해지목인이 오히려 결국 낙담하여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런 경우가 잦아지면 회사는 핵심 관리자를 잃게 된다.
인사담당자로서 어려운 일은, 직장내괴롭힘 과정을 조사하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인재를 너무 긴 조사기간과 서류준비로 인해 지치게 하여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