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20]가끔은 필요한 바보 정치인

강쌤과 함께 나누는 100일의 생각 산책

by 해피강쌤
사람의 이것저것 섞인 성격 속에 바보 같은 기미가 없는 인간은 그 타고난 기질 속에 훨씬 못된 것을 적잖이 숨기고 있다는 것을……

<찰스 램 수필선>


수필 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찰스 램 수필선>의 한 문장이다. 만우절을 소재로 한 짧은 수필 한 편에서 작가의 예리한 삶의 통찰이 느껴진다. 이해력이 정직하게 기우뚱하거나, 실수가 우스꽝스러운 친구는 결코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라는 찰스 램은 기꺼이 4월의 바보가 되겠다 선언한다. 바보 예찬이다.


기계의 등장과 함께 사회는 그것을 이용해 더 큰 성장을 이루어내는 인간이 되기를 유도했다. 공포스러울 정도로 똑똑한 AI의 등장은 AI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더 똑똑해지기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아픈 거 아냐? 왜 저렇게 똑똑해 보이지 않지? 어떤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가장한 비난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나에게 보여진다. 똑똑해야 할 정치인이 말을 더듬고, 일장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아야 할 정치인이 기억 소실이 왔는지 말을 잇지 못해 멍한 표정을 짓는 그 순간이 조롱 섞인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똑똑한 사람만 있어야 할 것 같은 정치판에서 유난히 바보 같다는 말을 듣고 있는 그 정치인을 특별히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정치와 정치인은 똑똑해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은 바보 같아도 괜찮지 않을까?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이 정치라는 전제하에, 인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인의 인간다움이 아닐까? 기계와 AI가 아닌 이상 인간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어리석은 판단을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바보 같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그런 모습만 있는 정치인이라면 결코 유능하고 똑똑한 정치를 펼칠 수 없다. 그로 인해 국민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 모습도 가끔은 보여주는 정치인이라면 주변 나라의 발전에 비해 조금은 더디갈 수도 있고, 마치 하이에나처럼 비난만을 일삼는 무리들에게 약점이 잡혀 혼란이 생기겠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받지 못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정치를 행한다면 그게 바로 인본주의가 아닐까.


- 바보 같은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 바보 같지만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말을 통해 인간다움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 내가 바보 같았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 내가 인간다움을 느꼈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 인간다움과 정치를 분리시켜 똑똑함만을 내세우는 정치인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 인간다움과 정치를 연결시켜 바보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정치인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 바보 같을지언정 인간적인 정치인과 인간다움이 거의 없는 똑똑한 정치인이 있다면, 둘 중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정치인은 누굴까, 이유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논술해 보세요.


아주 단순한 논리로,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프로타고라스의 이 말은 모든 것의 기준이 인간의 욕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인간의 욕구, 그 욕구에 인간다움은 똑똑함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계산이 아닌 감정으로 우스꽝스러운 실수와 어딘가 부족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로 인해 보여지는 바보 같은 그 모습, 인간다움으로 가득한 누군가가 똑똑함으로 중무장한 정치인들의 그 무리에 섞여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어쩌면 그 바보 같은 인간다움이, 시민과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라는 정치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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