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날로부터,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

우울증으로 망가져가는 동생을 지켜보는 나

by 누럭

무너진 날로부터,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평범했던 일상은 어느 날 조용히 무너졌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
믿고 의지해야 할 사람에게서 받은 그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도망치듯 집을 떠났다.
그때는 나부터 살아야 한다고 믿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남겨진 동생’이 걸려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의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그날 이후, 나는 잊으려 했던 과거와 마주해야 했다.
죄책감이 밀려왔고,
‘내가 그때 바로잡지 않았기에 모든 게 이렇게 된 걸까’
스스로를 끝없이 책망했다.

동생은 깊은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나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그저 곁에 머물기로 했다.
잠을 이루지 못한 밤,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동생의 숨소리를 확인하며 버텼다.

평범했던 일상은 점점 사라지고,
하루하루가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조각들을 찾으려 했다.
서로의 눈을 마주하고,
조용히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그 순간들
그게 우리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지금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우울과 고통은 사라지지 않아도,
그 안에서 서로를 붙잡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