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노자 #정치
고전의 현대적 이해
동아시아 최초의 자연 과학자
노자 이야기 13
- '몸'을 귀하게 아는 자에게 천하를 맡겨라
총애와 모욕은
놀라움 정도로 여기고
큰 병은 몸과 같이
귀하게 여겨야 한다
총애와 모욕을 놀라움 정도로
여기라는 말은 무엇인가?
총애란 하찮은 것이라
그것을 얻는 것은 놀라움 정도이고
잃는 것도 놀라움 정도이다
그래서 총애와 모욕은
놀라움 정도로 여기라는 말이다
큰 병은 몸과 같이 귀하게
여긴다 함은 무엇인가?
내가 큰 병을 가진 자이며
내가 몸을 가진 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하를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는 자는
천하를 맡길 만하고
천하를 내 몸처럼 사랑하는 자는
천하를 부탁할 만하다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총욕약경 귀대환약신
하위총욕약경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총 위하 하득지약경 실지약경
시위총욕약경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
하위귀대환약신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
급오무신 오유하환
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고귀이신위천하 약가기천하
애이신위천하 약가탁천하
누가 노자 철학을 현묘하다고만 할까? 이 소박한 관점은 본질에 닿아 있다.
기존의 해석과 많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글자 그대로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철학이란 본질론이다. 무엇인 진짜인 지를 알아, 내 것으로 삼고 이웃과 공유하는 일이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그러나 재미없음이 최고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우리를 진실과 진리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것은 변화 무쌍한 세계에 예측 가능한 삶의 토대가 된다.
우리는 생활 가운데서 수많은 '문화적 기제'를 사용한다. 사회에 의해 가치와 이념으로 강제되기도 하며, 여기에 스스로 현혹되기도 한다. 이것의 많은 부분은 '희망 고문' 같은 허구적 상상물이다. 우리는 때로 이를 알면서도 거기에 머물고 싶다. 허상의 세계는 달콤하다. 때로 마약 같이 짜릿하고 황홀하다.
현대 과학은 이들의 많은 부분은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의 화학작용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물리적 '몸'에 기초한다는 명백한 진실을 회복한다면, 우리는 '꿈'에서 깰 수가 있다. 실상에 주목하면 허상의 세계는 확 줄어든다. 이것은 때로 '깨달음'이라고 느낄만 하다. 이 간결함이 삶에 용기와 활력을 회복시킬 것이다.
문화주의와 소프트파워가 대세를 이루는 오늘날, 실체 없는 허상은 '문화'가 아닌 환상일 뿐이라는 이해는 우리를 진정 문화인 답게 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바라는 희망을 상상으로 믿음으로써, 잠깐의 안정과 위안을 얻으려 한다. 이러한 '자기기만적 의존'은 탐닉과 중독에 이르기도 한다. 진정 홀로 서지 못해서다. 역사적 경험은 세상이 혼란하고 위험할수록 이 같은 욕구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2,500년 전의 노자는 이것을 경계하라고 말했다. 허상에 휘둘리지 말고 본질을 취하라는 '거피취차 去彼取此'의 지혜다. 진실과 먼 허상을 제거하고 진실과 가까운 본질을 취하라는 경구이다.
정치는 '몸'을 돌보는 민생과 안전이 존재 이유다. 노자는 물질을 취하는 '배腹'와 안락한 '몸'을 늘 강조한다. 실체는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현란한 이념과 관념을 내세우는 정치 선전물에 속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정치적 허구에 속아 왔는 지를 이해한다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것은 여와 야를 떠나 마찬가지다. 허구적 관념에 속아 스스로 편을 가르고 '이권의 대리전'을 해 온 순박한 국민들은 물론, 이념의 틀로 자가 발전을 해왔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진실은 혼자 서지 못해서이다. 이것은 진정한 '독립'이 필요한 이유를 말한다. 각자 홀로 서야 모두가 바로 선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 정치를 위해 집중할 '궁극의 전략'이 아닐까?
철 지난 메카시즘을 내세우며 이상한 이념 바람이 슬쩍 불려 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