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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Mar 14. 2023

Why와 What의 역사 문명의 진화 9. 가족


#역사

Why와 What의 역사

문명의 진화

9. 가족, 사랑의 원형


가족 사회의 기원


인류의 초기 문명은 약 1만 년 전의 신석기시대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이해된다. 돌을 갈아 만든 정교한 '간석기'로 도구를 다듬고 토기를 구워 곡식과 열매를 저장할 무렵부터, 인간은 문명다운 문명을 일구어 안정적인 씨족 사회를 영위할 수 있었다. 당시 인간 사회는 공동 생산과 공동 분배를 기반으로 협력해 생산하고 함께 나누는 가족 공동체적 삶이었다. 그것은 개인의 힘보다 구성원의 협력된 힘이 더 절실했던 문명적 이유였을 것이다. 학자들은 이를 원시 공산 사회라 부른다. 


인류는 오랜 진화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 분담으로 인해 생물학적 신체의 발달도 달라졌음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사회적 권력관계에서도 양육과 혈연적 유대의 중심이었던 여성과, 경제 및 대외 활동을 담당했던 남성은 상호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고 보아진다. 또한 여성 특유의 공감능력과 친화력은 때로 남성을 능가하는 정치적 자원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자연의 축복


희박한 인구밀도에 비해 자연 자원이 풍부했던 수렵 채집 시대와 초기 농경 시대에는 오랫동안 물질적 풍요를 누렸다고 이해된다. 경제적 윤택함은 사회의 균형과 조화를 돕고 씨족 구성원 간의 친밀한 소통과 깊은 유대를 가지게 했다고 보아진다. 


그들은 친밀한 소통과 신뢰 속에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가지게 되어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이룰 수 있던 것으로 이해된다. 이것은 19세기말까지 존속했던 북미 인디언의 사회 문화에서도 확인될 수가 있는 이상적 가족 사회의 원형이었다고 보아진다.


가족은 자연이 준 최고의 축복이다. 가족 간의 사랑은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이다. 주는 것은 주는 것이 아니다. 서로 주니 내가 주고 내가 받는 결과가 된다. 이때 가족은 각자이자 전체로 하나 된다. 우리는 여기서 사랑의 원형을 본다. 


우리는 여기서 이상적 사회의 모범을 이룩한다. 또한, 우리는 여기서 사랑의 원리를 발견한다. 그것은  '주는 사랑'이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사랑이다. 자연의 은혜가 준 물질적 안정과 소박하며 튼튼한 사회적 유대가 있어 가능한 역사였다. 이 '황금의 시대 Golden age'는 문명 초기부터 7,000년 가까이 이어진 인간과 인간 공동체의 원형이었다.


그러나 초기 공동체가 지녔던 '물질과 인구의 이상적 균형’은 BC 2,000년 전후로  급증하는 인구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에서 부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물질문명의 발전은 금속 문명의 발달을 아왔다. 이를 통한 생산력의 혁명적 증대는 농업혁명을 이루고, 생산물의 증대는 권력욕을 부추겨 금속제 무기를 양산하게 된다. 순수 인공 소재인 금속의 발달은 물리력을 앞세우는 남성 위주의 사회를 일반화했고, 4천 년 가까이 현재의 물질문명을 이끌게 된 것이다.


가족, 인간 사회의 원형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에 이른 인간 사회는 이제 80억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가지게 되었다. 인간 사회의 양적 팽창에는 인간이 생명으로서 가지는 강력한 생존의 요구 needs가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물질의 확대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식의 확장이라는 문명의 양대 엔진을 가졌던 결과이다. 즉 생산 수단의 발전과 지식 체계의 확장 과정이었다.


이 도도한 흐름을  뒷받침한 것은 가족의 유대와 협력이었다. 가족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 사회를 존재하게 한 근본이다. 가족 사회를 이루는 보편 원리는 개인과 사회와 문화, 나아가 역사를 형성하는 '원형'의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가족은 자연과 순수의 원형이다

무구한 사랑의 원형이자

소통과 교류의 원형이며

언어 학습장이었다


협력과 경쟁의 모델이자

사회성의 단련장이며

권력과 정치의 원형이 기도 했다


모든 다툼의 원형과 이를 극복할 

모든 사랑의 원형이 기도 했다

인간이 가진 모든 속성은

가족 사회에서 생겨났다 



물질문명은 소유 중심의 사회이다. 이것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배타적 소유의 형태로 결혼 제도를 수립하게 만들었다. 물질로써 권력을 쟁취하고, 다시 권력으로 물질을 소유하는 강자 중심의 물질문명의 사회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존재의 이유가 '본연의 삶' 보다 '소유'가 우선 되어버린 문명을 만든 것이다. 
물질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삶은 본질로부터 소외되어 삭막하게 변화되었다. 거칠어진 사회 환경은 심화되었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저출산과 비혼 사회를 만들고 있다. 내일의 자유와 행복을 담보할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 사회는 물질과 소유 중심의 기존의 가치 체계를 벗어나, 본래의 삶을 회복하기 위한 의식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본적 물질 요구가 충족됨에 따라, '소유'로부터 본래의 '존재'를 되찾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독립된 자연인으로서  본래의 '나아고자 하는 의지'를 완성하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앞서게 되자, 인간 사회의 기반이던 전통적 가족제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개인과 사회적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서 '요구'가 앞선 결과이다. 이것은 물질문명이 발달했던 유럽사회에서 부터 먼저 나타났던 현상이다.

가족과 양육을 위한 사회 제도적 지원 


물질문명이 발달한 오늘날, 인간은 전통적 가족 사회에서 얻었던 기본적 요구를 시장과 사회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있다. 돈만 있다면 지난날 가족 사회에서 제공했던 의식주가 보다 다양하고 높은 품질로 제공되고 있다. 쇼핑 외식 여행 상품은 의식주 모두를 특별한 방식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품을 교환하는 자유주의 시장체제는 대가족을 핵가족으로, 핵가족을 많은 부분 1인 가구로 분해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전통적 가족 사회의 왜소화 현상은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된 현상이다. 입양을 받고 이민을 수용하는 상황은 그들의 사회를 유지하는 응급한 수단이 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사태가 닥친 것이다. 무자녀 가족인 딩크족은 물론 비혼족이 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 가족 해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현상은 얽매임을 싫어하고 자유로움을 욕구하는 인간 본성 발로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 한쪽은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가족적 사랑이 이제 선택의 문제여야 하는가? 

문제는 결혼과 양육 부담의 급증에 있다. 여기에는 경제적 요인은 물론 빠르게 개인주의로 전환된 문화적 요인도 크다. 개인주의적 욕구가 현실을 지나치게 앞선 결과이다.
서구에서는 자유주의의 나라 프랑스는 이 문제를 미리 예견하고 반세기 전인 1967년부터 사회적 대책을 마련했다. 가정을 만들고 자녀를 양육하는 부담을 정부 차원에서  '국가가족수당관리공단 CNAF'을 설립해 지원해 왔다. 가족 문제를 조기에 대응한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시기를 놓친 느낌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늦다고 여겨질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출산율 변동 추이, 프랑스/ 한국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도 출산율의 급한 하강은 막았으나 결혼과 가족 구성에 구조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공동체를 보호하고 돌보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나타났다.
전통적 가족 제도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환경과 요구 속에 생겨난 가족 공동체 역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함을 알게 된 것이다.


다양한 가족 공동체에 대한 제도문화적인 지원 장치들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엔 미혼모와 입양 가족과 이혼 가정은 물론 동성 가족까지도 포함하는 추세다. 개인이 가진 특수성까지 고려한 현실적 가족 유형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래 사회 구성원인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사회 공동체의 적극적 지원은 필수가 되고 있다. 유럽의 정치 선진국들은 이미 이 일을  국가의 책무로 삼은 지 오래되었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말에도 '국가國家'라는 말이 엄연히 존재한다.  온 나라가 하나의 집이자 큰 가족과 같다는 말이다. 사실 국가의 원형인 '씨족 사회'는 본래 대가족 사회에서 기원한다. 우리 한국에도 오랫동안 핵가족과 개인에게 떠넘겼던 국가 공동체의 역할을 되찾아야 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통적 가족 제도는 수많은 역사적 변혁을 겪는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자연원리로 지지되었던 기본적 인간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대 사회의 시대적 요구는 다양한 유형의 가족 사회의 출현을 낳을 수도 있다.  제도와 문화는 사회적 요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는 수년 전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으로, 인류의 모계사회의 원형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가족의 기원과 사랑의 원형을 돌아보게 한다. 기존의 전통적 가족 외에도 이미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색 다른 전통 가족 공동체

중국 모쒀족摩梭族의 모계사회 이야기
웅장한 루구瀘沽 호수가 펼쳐져 있는 히말라야의 외진 산자락.
중국인들이 ‘딸들의 나라’라 부르는 곳이 있다. 여성이 가정을 이끌어가고, 딸에게 가장 지위를 물려주는 모계사회를 1,500여 년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부족, 모쒀摩梭족이 살고 있는 터전이다.

모계 사회인 모쒀족에서 재산은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세습된다.  딸을 아들보다 선호하며, 대부분이 자신이 태어난 집에서 평생을 산다. 집집마다 가정의 풍습과 의식, 경제를 주도하는 우두머리 여성 ‘대부’가 있고, 어머니는 딸 중에서 가장 총명한 자식에게 ‘대부’의 자리를 물려준다. 경제적 주권을 여자 가장이 쥐고 있는 모계사회의 특징은 여기서 나타난다. 그들은 경제적 주권을 여자 가장이 쥐고 있는 모계사회의 특징은 여기서 나타난다. 모쒀족의 남자들은 산에서 야크를 치거나 말을 타고 대상을 따라 나가 물물교역을 하는 외부 일을 맡는다.

그들은 결혼제도가 없는 대신 여성이 사랑을 선택하는 ‘주혼走婚’이라는 방식으로 자손을 이어간다. 모쒀족 여성들은 13세 이후엔 별도의 자기 방을 가지며 독립하는데 평생 동안 여러 명의 애인을 갖는다. 남성이 애인의 집을 찾아와 창문을 두드리면 여성은 문을 열어 그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 남성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면 문 앞에 그의 가방을 걸어둔다.


사진/ 생업을 주도하는 모쒀족 여인


결혼은 하지 않되 남녀가 자유롭게 사랑을 맺으며, 모계를 중심으로 대를 이어가는 방식은 성적인 자유와 사랑, 경제적인 안정과 혈통 유지, 그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가부장의 권위나 억압이 없는 이런 방식에 남자들도 만족한다는 점이다. 그들도 여러 애인과 자유롭게 사랑을 나누고 가족 부양의 의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쒀족 사람들은 주혼이 남녀관계를 순수하고 행복하게 유지해 주며, 모계의 대가족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다툼을 벌이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물질문명적 소유에 매달리기 보다 삶의 본질에 충실하게 되는 셈이다. 
“머지않아 내 일부일처제는 사라질 것”이라며 결혼제도의 종언을 예언했던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아달리 Jacques Attali (1943년~)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일군의 학자들은 오래전 인류는 주로 모계사회에서 살았으나 농경생활을 시작한 후 무거운 농기구의 사용과 함께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남성들의 강한 힘이 필요하게 되면서 부계사회가 도래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보를 쫓아 이동하는 ‘신유목민 사회’가 도래한 지금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들의 힘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지구촌에는 신新 모계사회가 펼쳐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쒀족의 경우는 고립된 지역에 남은 모계 사회의 특수한 예로 볼 수가 있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여성 가장들의 긴밀한 연대가 모계 사회의 주권이자 권력의 원천인 재산권과 경제권을 지속 확보할 수가 있었고, 안과 밖의 남성 세력의 도전으로부터 이를 슬기롭게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이 있었다고 보아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쒀족의 모계사회는 오늘날 우리에게 여러 측면에서 결혼과 가족 제도에 대해 근원적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여성신문사 2007. 11. 23 기사 자료 (박윤수) 중에서 부분 인용

유튜브 자료: 
1. 결혼의 역사
https://youtu.be/xgDE4 JS3 QhI


다큐 프라임 결혼의 진화 1부 인류, 결혼하다

www.youtube.com


2. 결혼의 진화
-결혼은 상대에 대한 최고의 헌신이다
https://youtu.be/rjhQUUHVJKg


다큐 프라임 결혼의 진화 3부 새로운 가족이 온다

www.youtube.com


3. 전통적 가족의 가치
영화 해바라기
-사랑과 가족은 어떻게 지켜지는가?
https://youtu.be/FdqBuE3 xvlg


Henry Mancini - Love Theme from "Sunflower(I Girasoli)" OST (1970)

. Henry Mancini - Love Theme from "Sunflower" (1970) ost. Henry Mancini - The Parting in Milan from "Sunflower" (1970) ost I Girasoli / 해바라기 Directed b...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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