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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Mar 10. 2023

Why와 What의 역사  8.황금의 시대 Golden


#역사

Why와 What의 역사

문명의 진화


8.황금의 시대 Golden Age


문명 초기 오랫동안, 인간은 풍요와 평화가 함께한 황금의 시대golden age를 누렸다고 알려진다. 이것은 태고 시대 이래 오랫동안 구전 되어온 동서양의 의 전설들과 오늘날의 학자들의 연구에 근거하고 있다. 풍요한 자연에 비해 희소한 인구는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향유하게 했기 때문이다.


.. 태초의 인간들은 황금의 종족이었다


건강한 육체를 지녔으며

축제의 즐거움을 한껏 누렸고

선악의 굴레는 아무데도 없었다

모든 좋은 것들은 그들의 것이었으며

기름진 땅은 풍요한 수확을 안겨주었다

모든 것이 좋은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아무 걱정도 없었고

노동은 힘들지 않았으며

슬픔도 겪지 않아 신처럼 살았다

비참한 노년도 없어 때가 되면

마치 잠에 빠져들듯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금지된 포도를 먹은

일부의 사람들이 지혜를 얻게 되었고

그 지혜는 선악을 알게 했다

그러나 선악을 알고

세상을 좋고 나쁨으로 구분 짓는 순간

황금 시대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방금 전의 즐거움엔 그림자처럼

슬픔이 따라 다녔고

어제의 풍요는 오늘을 가난하게 만들었으며

즐거웠던 노동은 고된 노역으로 변해버렸다

건강한 신체는 병들고 비참한 노년과

괴로운 죽음이 찾아 오게 된 것이다..

-헤시오도스 Hesiodos의 '노동과 나날' 중에서, BC8세기 말



인간의 지혜는 왜 황금시대를 파멸로 몰고 갔을까?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도구가 어찌하여 황금시대를 황폐하게 만든 것일까?

창세 신화의 은유는 꼭 같았다.
인간의 지혜는 왜 황금시대를 파멸로 몰고 갔을까?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도구가 어찌하여 황금시대를 황폐하게 만든 것일까?
창세 신화의 은유는 꼭 같았다.
누구든 사실보다 관념이, 진실보다 허상이 자신을 지배할 때 낙원은 사라진다. 그래서 생각의 시작인 관점과 태도가 중요하다. 사실이 아니라 (누군가 잘 못 말하기 시작한) 해석 때문이다. 그것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 것이 '선악과'의 실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인간 세계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황금 시대의 유토피아는 서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동아시아에서도 우리가 잘 아는 요순의 태평 성대가 있었다. 요 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의 보살핌에 대한 백성들의 여론을 살펴보기 위해 평복을 하고 거리에 나섰다. 어느 네거리를 지날 즈음, 어린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 만 백성의 삶을 세워주는 것은
임금님의 지극함이 아닌 것이 없네
우린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지만
임금님이 정하신 법대로 살아간다네

立我烝民 莫匪爾極
不識不知 順帝之則
입아증민 막비이극
불식부지 순제지측
-강구요 康衢謠



어린이들의 명랑한 노래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 요 임금은 어느 새 마을 끝까지 걸어갔다. 그곳에는 머리가 하얀 노인이 입으로 무언가를 씹으면서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치며 鼓腹擊壤’ 흥이나 노래를 하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네
밭을 일구어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

日出而作 日入而息
耕田而食 鑿井而飮
帝力何有于我哉
일출이작 일입이식
경전이식 착정이음
제력하유우아제
 - 격양가 擊壤歌

동아시아의 역사는 자연이 준 축복으로 강구연월 康衢煙月의 요순의 태평 성대를 구가하며 시작되었다. '강구요 康衢謠'는 슬기롭고 도덕적인 사람이 자연의 순리대로 백성들을 이끌어 가면, 그를 어버이로 여기고 따르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던 소박하고 무구한 낙토樂土였다.
그런데 '격양가 擊壤歌'는 한층 정치적 면모를 띤다. 놀랍게도 자연원리적이며 무정부주의적인 아나키즘 anarchism를 표방하고 있지 않는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이상적 사회의 원형을 그려 보인다.



이것은 동 아시아적 이상향인 동시에 인간관이자 세계관이기도 했다. 지금도 우리의 마음 속에는 영원한 향수로 남아 있다. 요순의 나라가 아마도 실재했으리라 믿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황금의 시대와 요순의 낙원은 왜 무너져 사라진 것일까? 그것은 어디 쯤에 있으며 어떻게 되찾을 수가 있을까?

그런데 우리는 정치 선진국인 북유럽의 사회 공동체에서 그 가능성을 가늠할 수가 있다.

정치는 결국 사회적 합의 과정이다. 합의는 물리적 세력균형 위에 민주적 문화가 마련될 때 이루어 진다. 여기엔 미리 계획되고 오랜 시행착오 가운데 연마된 사회제도와, 이것을 잘 운용할 할줄 아는 민주적인 시민의 역량이 필수적이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간이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가령 고스톱식 싹슬이와 호쾌한 승자독식에 쾌감을 느끼며 박수를 보내는 문화 의식으로는 세력의 균형을 이루어 민주주의를 세우기가 쉬워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것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행히도 최근 시민 의식이 크게 성장했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새로운 세대의 성장은 희망을 가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는 애써 만든 물리적 세력균형을 지키기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의 확대와 고착은 기득 세력 집단의 '노림수'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시대적 각성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20세기 전반기에 국가 존망의 위기 속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오늘날까지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우뚝 선 스웨덴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스웨덴 10대 학생들. 그들은 정치 조기 교육을 받는 셈이다. 시민들이 정치를 아는 만큼 그 사회는 안정되고 발전한다.



복지국가를 발전시키고 지속 가능하게 한 시민 정치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 시민교육과 정당 간의 긴밀한 연계는 '민주주의 학습 동아리 study circle democracy' 라 부를 만큼 민주정치의 중요한 토대였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시대의 변화를 받아 들이며 성숙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과 독일 등 정치 선진국의 시민 민주주의 발달은, 민주정치에서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롤 모델이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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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스웨덴의 비밀

https://www.youtube.com/watch?v=76Si3WJKodc&ab_channel=Newstapa

생산의 목적은 사람이다
정치의 목적은 국민이다
국가의 주인은 시민이다
-메타 인문학 1.0

2.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의 역사적 배경

 스웨덴… 동화인가 괴담인가 / 스웨덴 복지제도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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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T934aFn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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