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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Mar 07. 2023

인공지능 AI 시대의 인문학

#인문학 #메타인문학1.0


인공지능 AI 시대의 인문학의 소명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역량은 성장을 요구받는다. 문명을 지탱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이에 상응해 정신문명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이다. 물질문명이 본격 발전한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인간사회가 안게 된 수많은 갈등과 부조화 현상은 인간의 내재 역량인 정신문명의 부족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신문명을 이끄는 핵심은 인문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문학의 오랜 지체와 부진을 목격하게 된다. 최근의 인문학 열기는 이에 대한 뼈아픈 성찰의 요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인문학은 지난날의 고전에 대한 재해석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 나날이 발전하는 문명을 감당하고 이끌기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물질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하는데 정신문명은 왜 지체를 계속하는지, 자연과학은 날로 진보하는 데 인문학은 왜 제자리에서 맴돌며 외면받고 있는지, 이 불균형이 가져오는 폐해가 날로 쌓이는 데 이를 그냥 두어도 될 일인지, 우리는 자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당면 과제는 정신문명과 인문학이 답보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에 대한 해답을 얻는 일이다.


가장 우선 되는 것은 기존의 정치와 문화와 종교가 낳은 오래고 거대한 '인식의 간극'이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인간 공통의 과제이지만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뜨거운 감자'로 있다. 다만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문화적인 공감 영역이 넓혀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을 뿐이다.



 세계 정치는 다시 냉전과 블록화로 치닫고, 종교 간의 인식 차이는 여전히 절벽처럼 강고하다. 이들은 쉽게 메꿀 수 있는 간극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역사 속에서의 상처도 너무나 컸다. 이 문제를 외면한 채 물질문명을 더 진전시키기엔 한계가 있고 위험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과제는 먼저 해결되어야 하며, 이것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우리는 단지 ‘이러저러한’ 이유로 미루었을 뿐이지 않은가?

 문제의 본질은 인식의 차이와 이해관계에 있다. 이것은 인간이 가지는 모든 갈등과 분쟁의 근원일 것이다. 이것을 다루는 일은 인문 사회과학의 본령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우선 과제는 문제를 보고 해결할 '방법론'을 합의하는 일이다.
인식의 차이에는 합리성을, 이해관계에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크게만 보이던 간극을 메울 수가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수단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연과학'으로 이해된다.
 어쩌면 물질문명이 발전시켜 온 과학은 사실 이 오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 할 만큼 '안성맞춤'의 도구다. 물질문명이 놀랍도록 진전시킨 과학은 정치체제 간의 이해관계와 종교 간의 인식 차이를 메울 수가 있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가 있다. 자연과학은 증거 가능하며 합의 가능한 인류 공동의 진리의 토대가 아닌가?

 이를 이해한다면 우리에게 선행 과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과학에 대한 바른 이해와 과학적으로 생각하기다. 그래서 모두가 과학적 원리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과학은 자연을 창조한 신 神의 섭리며 그 자체로 신의 계시다. 과학적 방법은 신이 선물한 공평한 지혜이자 놀라운 은총이다. 이 지혜와 은총과 친해지는 일이다. 이것이 인간이 서로 손잡고 함께 서야 할 공통된 믿음과 신앙의 토대가 아닌가.
 다행히도 이것의 연습은 최근 몇 년간 인류가 전 세계적으로 해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친해지는 연습이다. 이것은 일찍이 없었던 '인류사적인 맹훈련'으로 이제는 그 성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과학적 개념과 원리가 공동의 언어가 되고 있다. 손바닥 반만 한 창으로 세계를 보며 서로 소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이란 그 세계 속의 비밀을 마치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찾아내어, 신 神의 선물을 하나씩 얻어내는 흥미로운 일이다. 최근의 챗GPT는 이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또한 내 이웃은 누구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또한 내 이웃은 뭘 원하는지?
이제 스스로 물어보고 응답하며 이웃과 공감하는 일이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 앎이며 근본적 지혜일 것이다. 또한 누구나 소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진실이다.
 오랜 인식과 이해관계의 간극은 '신 神의 언어인 과학'의 공유를 통해 메워질 수가 있다. 이것은 인류가 과학혁명 후 수백 년에 걸쳐 노력한 성과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138 억 년 전 빅뱅이 있은 이후 최고의 이벤트가 우리 인간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인간은 자연의 일원이며 인간사회도 자연 현상의 일부라고 이해한다면, 자연과학적 원리는 인간과 인간사회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 사회과학과는 같은 토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과학은 기본적으로 인과율에 기초하고 인과율은 우주의 섭리이므로, 인문 사회과학은 물론 종교와 예술의 영역에서도 기본적 원리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의 인공지능 AI의 발달은 큰 놀라움을 주지만, 이는 인공지능이 자연 원리적이며 매우 합리적인 인간의 인지 시스템을 모방한 결과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이해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태생적인 높은 정신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AI는 인간의 자연원리적인 인식메커니즘을 물려받아 이를 강력한 기계적 엔진으로 확장해,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인간의 인식세계를 넓혀주고 있다. AI는 인간의 인식 과정에서 유능한 도우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의학이 주로 인간의 신체적 시스템을 밝히는 학문이라면, 인공지능과 뇌 과학은 인간의 인지 시스템과 정신 능력을 바르게 규명하리라 본다. 결국 신체와 정신은 자연 원리적으로 하나이다. 이것을 밝히는 일이 두 학문의 최종 과제일 수가 있다.

 ‘메타인문학 meta humanities’는 인간의 사유와 행동에 관한 과학적 탐구를 통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인간 공통의 원리를 공유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를 통해 오랜 인식과 이해관계의 간극을 근본적으로 메우려는 노력이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과 앞으로 주목 받을 인공지능 AI은 많은 논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의 해결에 결국은 결정적 도움이 되리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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