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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Mar 05. 2023

why와 what의 역사  6. 불, 문명의 빛


#역사

why와 what의 역사


6. 불, 문명의 빛


불은 예나 지금이나 만능의 도구이다.

인간만이 빌려올 수 있는 대자연의 축복이다. 불의 사용은 위험 감내 Risk taking에 대한 응분의 보답이었다.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듯이.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땅을 딛고 곧게 일어서서 눈앞에 펼쳐지는 광야를 내달리기 시작했을 즈음, 불을 이용함으로써 비로소 무명과 암흑의 세상으로부터 문명의 빛을 찾아갈 수 있었다. 이때가 인간이 생물학적 진화를 완성하고 문명의 시작을 이루는 시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불은 인간의 문명을 알리는 '봉화'였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직립 보행은 현생인류로의 전체적 골격구조의 완성을 이루었고, 불의 사용은 익혀 먹는 식생활의 변화로 인간의 구강구조와 소화기관의 변화를 이끌었으며, 이에 따른 단백질 등 영양 섭취의 증가는 두뇌의 발달을 가져와 인간의 생물학적 완성을 이루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불은 문명을 이루는 지혜의 빛을 낳게 된다.



불/ 인류가 불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호모 에렉투스 Homo erectus (직립원인)’가 살았던 14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증거를 보여주는 아프리카의 유적은 최소 13 군데나 있다고 알려진다. 초기 인류의 불의 이용은 인간 생물학적, 문명적 진화에서 결정적 계기였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제우스의 명에 따라 인간을 만든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사랑하여 보살폈다. 하지만  제우스의 뜻을 어기며 몰래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다. 이를 알게 된 제우스는 분노하여 그 형벌로 독수리로 하여금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게 한다. 이것은 이후 3천 년간이나 계속되었다.


그런데 제우스의 뒤끝은 프로메테우스를 벌하는 거수로 끝나지 않고 인간에게도 고통을 주고자 작정한다. 제우스는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여자 인간을 만들라고 했고,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가 탄생하였다. 

프로메테우스는 판도라가 겉보기엔 너무나 아름답지만 마음속에는 거짓을 품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그녀를 조심하라고 일렀지만, 에피메테우스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홀딱 반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제우스는 그들 부부에게 결혼 선물로 상자 하나를 주었다. 그리고는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유혹'을 심어 놓는다. 판도라는 어느 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결국 상자를 열고 만다. 
그 상자 안에는 온갖 욕심, 질투, 시기, 각종 질병 등이 담겨 있었으며, 이것들은 판도라가 상자를 여는 순간 빠져나와 세상 곳곳으로 퍼졌다. 평화로웠던 세상은 금세 험악해지고 말았다. 판도라는 깜짝 놀라 급하게 상자를 닫았으나 상자 안의 나쁜 것들은 이미 전부 빠져나온 뒤였다. 그러나 그 안에 있었던 희망은 빠져나가지 않아서, 사람들은 상자에서 빠져나온 악들이 자신을 괴롭혀도 희망 만은 잃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선물 상자를 여는 판도라


신화는 인간의 운명과 이를 이길 지혜를 담은 은유의 꽃밭이다. 인간의 세계관과 문명의 원형을 담고 있다. 또한 놀라운 통찰을 곳곳에 새겨 놓는다.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를 등장시켜 인간 약점과 그가 만들어가는 문명의 위험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불이 인간을 문명으로
이끌었지만, 이를 오용할 경우 어떤 재앙을 겪게 되는 지를 경고한다. 또 판도라 상자로 상징되는 인간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과 그것을 극복하는 수단으로써 희망을 함께 마련해 놓는다. 

그런데 인간 세계를 불행으로 몰고 가는 이 '판도라 상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인간은 어떻게 사랑과 지혜를 회복하여 자신이 안고 있는 이 운명의 실체를 알아차릴 수가 있을까? 그래서 이것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추방시켜 버릴 수가 있을까? 그날은 언제쯤이 될까?



7. 소재혁명


눈을 들어 주위를 보면 수많은 물건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들을 구성하는 재료는 막상 다섯 손가락 내외일 뿐이다. 나무, 금속, 돌이나 흙 그리고 플라스틱과 섬유나 피륙이 거의 전부인 것이다.
이들을 우리는 '소재'라고 부르는데 이들 소재는 고유한 특성이 있어 그 쓰임새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 소재는 문명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문명의 진화와 구분을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그리고 철기시대 등으로 나누게 되는 이유이다.

옛사람들이 자연 상태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재는 나무와 돌과 흙뿐이었다. 그래서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소재는 처음엔 나무에서 돌과 흙으로 그리고 녹는점이 낮은 동銅이나 청동으로 다음은 녹는점이 높은 철로 순차적인 소재의 혁명이 일어났음을 알 수가 있다. 주요 소재의 물리적 성격에 그 사회의 생활상과 산업 경제구조 그리고 문명의 양태가 달라지게 되었다. 따라서 이 소재들은 그 문명을 이루는 '기둥'이 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류사의 거의 99.8%가 구석기 이전시대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인류의 역사를 대략 600만 년으로 보면 그 시대의 90% 가까이인 530만 년은 석기도 사용 못했던 문명의 암흑기였다.
이후 70 만전의 구석기시대를 시작으로 1만 년 전후의 신석기시대를 잠시? 거쳐 6,000년 전 청동기시대 그리고 3,500년 전인 BC1500년경에 마침내 지금의 철기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은 이 ‘소재혁명’에서도 금속을 뽑아내고 가공하는 데 '불'의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이다. 불의 사용은 앞서 있었던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뿐만 아니라 문명의 진화에도 결정적 기여를 한다. 그리하여 이 불의 에너지는 이후 인간의 문명 속에서 떼어 낼 수 없는 '숙명'이 된다.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문명을 지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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