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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Apr 20. 2023

Why와 What의 역사 15. 국가의 탄생


Why와 What의 역사
문명의 진화

15. 국가의 탄생

어떤 도적떼 무리  
국가는 보이지 않지만 항상 우리와 같이 숨을 쉬고 있음을 느끼지 않는가?
그것은 다달이 월급에서 세금을 떼어 갈 때나, 교통경찰에게 딱지를 떼일 때면 더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국가가 하는 일이 주로 '떼는' 일이다. 더욱이 선거철이면 누구나 국가에 대하여 한번쯤은 생각하게 되는 데.. 국가, 너는 누구냐?

기원전 1,500년 경 청동기시대가 본격 열리던 즈음, 초원을 달려온 일단의 전투부대가 평화로운 마을을 습격한다. 마을을 이끌던 지혜로운 노老 촌장은 젊은 전투부대장이 든 청동검의 무력 앞에 무릎을 꿇고, 마을은 전투부대 아래 편입된다. 전투부대가 가져온 깃발은 그날부터 마을 어귀에 꽂혀 펄럭이게 된다. 가을걷이를 끝낸 창고에 쌓인 곡식들의 절반은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약탈을 당한다. 이 전투부대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국가의 기원에 대하여 학자들 간에 구구한 설이 많다. 실력설, 계약설, 계급설... 문명과 시대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국가를 이루지만 그러나 결국 공통적 기반은 물리적인 '실력'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렇다면 그 '실력'의 원초적인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씨족이나 부족 문명기에는 첨단 기술인 청동기로 발 빠르게 무장한 잘 훈련된 전문적 전투부대(사실상 도적떼)가 출현하기에는 딱히 적기였을 것이다. 이 권력의 공백기를 약삭빠른 인간들이 간과해 버릴 리가 만무했을 것이다.

인간은 물질을 얻기 위하여 채집을 하고 사냥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경작을 하며 저축도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빠르게 물질을 얻는 방편은 좀 비양심적 이긴 하지만, 기왕 있는 것을 '약탈'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 초기의 전문적인 '도적떼'의 목적도 먼저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권력과 부'가 만나는 최초의 모습이었다.
이런 논리라면 국가의 뿌리이자 원조는 사실상 '도적떼'가 되는데, 어찌 그들에게 '도덕'을 물을 수 있을까? 이것은 그리 멀리 갈 것도 없이 작금의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입증이 되고도 남는다.




계약설의 기원
예의 전문적인 전투부대? 는 약탈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부富를 축적하고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들의 영향권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영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생산이 있어야 지속적 약탈도 가능하므로 그들은 생산의 원천인 주민에게 안심하고 생산에 전념하도록 설득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간에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세금을 걷는 조세제도였다. 그것은 사실상 약탈의 영속화 또는 구조화였지만, 주민들로 서는 안전 보장과 세금이 교환되는 불가피한 '거래'이기도 했으므로, 이 과정은 바로 '계약설'의 근거가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전문적인 전투부대는 부의 원천인 영토와 주민을 함께 갖게 된 것이다. 그들은 여기에다, 이미 갖고 있는 물리력인 그들의 '주권'을 더하여 국가의 모습을 꾸리게 된다.
영토와 주민과 주권, 근대 학자들은 이를 국가의 3요소라 불렀다. 최초에 물리력으로 구성된 국가라는 사회 생태 내지 사회적 플랫폼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다양한 신화의 베일로 감추어졌던 국가 본래의 모습이자 원형은 이와 가까운 것이 될 것이다.



한편, 이 '수지맞는 장사'를 지켜본 경쟁자들이 하나 둘 차비를 차리고 등장하게 되자, 서로 간에 경쟁도 치열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더 앞선 문명적 수단을 받아들이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명의 발달과 전파의 주된 흐름은 이러한 강력하고도 필연적인 요구가 작용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도 여전한 흐름이다.
우리가 치르는 선거란 이 무력적 통치 행위를 누구에게 위임하는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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