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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Apr 23. 2023

고전의 현대적 이해
대학大學, 경문經文의 지혜


#인문 #사서 #대학大學 #과학적방법 #역사 

#메타인문학 #metahumanities


고전의 현대적 이해

대학大學, 경문經文의 지혜


'대학大學'의 핵심 내용으로 이해할 수가 있는 '경문 經文'은 현대적 관점으로도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삶의 원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주희는 이 부분을 공자 孔子가 품었던 중심 사상으로 여겨 '經'이라 불렀다고 알려집니다. 이것을 현대적인 개념으로 풀어 보았습니다.


이 내용의 현대적 의미는 과학적이고 합리적 앎(격물치지 格物致知)을 통해 합리적 삶을 이루어 가는 자연원리적 순서 sequence를 매우 친절하고 상세하게 안내한 글로 이해됩니다. 경문이 추구하는 방법은 실학의 '격물치지'와 맞닿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조선의 실학자인 성호 이익과 성재 허전 그리고 소눌 노상직으로 이어진 실학의 문인인, 거인 류진옥 선생 (1879~1928)의 문집에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거인 류진옥선생은 일제에 항거한 독립지사로 '파리장서'에 서명한 유학자이자 교육자였습니다. 그는 전통적 성리학의 한계를 넘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실학교육을 통하여 민족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교육자였습니다.


이 글의 앞부분인 '독 대학 讀 大學'은 학문을 하는 기본적 자세와 시대에 앞선 보편적이며 민주적인 인간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그 선각先覺이 빛나고 있습니다.


"讀 大學, 대학을 읽으며"

-실학자 류진옥


책속의 현인을 상대하여 밝은 덕을 닦으니

아침부터 밤까지 즐거움이 다하지 않네


券賢相對修明德

繼煦侵宵樂不窮

권현상대수명덕

계후침소낙불궁


학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알았으니

가장 먼저는 시작과 끝을 지키는 마음이라


聊知爲學無他道

最是心期戒始終

료지위학무타도

최시심기계시종


뜻을 모으면 천 가지 사욕이 그치고

기틀을 알면 만 가지 이치에 통달하네


會意千邪息

知機萬理通

회의천사식

지기만리통


마음을 보존하여 이를 잃지 않으면

모든 백성이 옛 현인과 같아지리라

存心無此失

庶與古人同

존심무차실

서여고인동



다음은 대학의 '경문'에 대한 현대적 해석입니다. 이것은 삶의 실용적인 방법론을 학문적체계로 친절히 설명하여 안내한 글 "Great Learning Path"로 볼 수가 있습니다.


경문 經文
大學之道 대학지도
- Great Learning Path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규명하는 데 있다
大學之道
在明明德

백성과 가까이 있음으로
지극한 실용에 머무른다
在親民
在止於至善

그침을 안 뒤에야
정함 definition이 있고
정하여진 뒤에야 고요할 수 있으며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고요한 뒤에야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야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뒤에야 얻을 수 있다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사물에는 근본과 지엽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物有本末
事有終始

먼저 하고 나중 할 바 sequence를 알면
곧 도에 가까와 진다.
知所先後
則近道矣

옛날 명덕明德을 천하에 밝히고자 한 사람은 먼저 자기의 나라를 다스렸다. 자기의 나라를 다스리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집안을 가지런히 하였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欲治其國者
先齊其家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욕치기국자
선제기가

자기의 집안을 가지런히 하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몸(합리적 행동: 덕德)을 닦았고, 자기의 몸을 닦으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마음을 바르게 하였다.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욕수기신자 선정기심

자기의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의 뜻을 성실하게 하였고, 자기의 뜻을 성실하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그 앎에 이르게 되었으니,
正欲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정욕기심자 선성기의
욕성기의자 선치기지

앎에 이르게 됨은 '사물을 구명함'에 있다.
致知在格物
치지재격물

주) 
먼저 格物(과학적 원리: 존재론) 과 致知 (인식의 원리 : 인식론) 를 토대로 모든 것이 시작되고 이루어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침을 안 뒤에야 정함이 있고~'에서는 사물을 입체적으로 관찰하여 일관된 원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정의 definition 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 '먼저 하고 나중 할 바'는 일의 순리와 순서 sequence, 즉 인과적 과학원리로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곧 과학적 원리를 알면 도道에 가까와 진다는 뜻이 됩니다.

다음 이어지는 부분은 격물格物(과학적 원리)을 안 뒤에 합리적 삶을 이루는 과정을 순서에 따라 상세히 설명합니다.

사물을 구명한 뒤에야 앎에 이르고, 앎에 이른 뒤에야 뜻이 성실하게 되고, 뜻이 성실하게 된 뒤에야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야 몸(합리적 행동 : 덕德)이 닦아진다.
物格而后知至
知至而后意誠
물격이후지지
지지이후의성

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修
의성이후심정
심정이후신수

몸이 닦아진 뒤에야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야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야 천하가 화평하게 된다.
身修而后家齊
家齊而后國治
國治而后天下平
신수이후가제
가제이후국치
국치이후천하평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모두 몸을 이루는 근본(합리적 삶의 실현 : 덕德)으로 삼는다.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자천자이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

근본이 어지럽고도 끝이 다스려지는 일은 없으며, 두터이 할 데에 엷게 하고 엷게 할 데에 두터이 해도 되는 일은 없다.
其本亂而末治者 否矣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기본란이말치자 부의
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주)
이처럼 경문經文의 내용은 과학적인 앎인 '격물치지 格物致知'를 시작으로 합리적 삶을 이루어 가는 자연원리적 순서 sequence를 논리정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이러한 치열한 '과학정신'은 서구처럼 꽃피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날 동아시아는 넓고 기름진 농토를 가져 권력 중심의 보수적인 농경 문화가 지배적이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이 지속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해됩니다.
현대에 와서는 지금 처럼 서구의 과학적 방법론을 적극 도입해 실현한다면, 동아시아는 '大學之道 대학지도'의 비전을 완성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화면캡쳐/ 대학지도에 대한 ChatGPT 4.0의 의견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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