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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May 05. 2023

Why와 What의 역사 16.화폐의 탄생

Why와 What의 역사

16.화폐의 탄생


물질, 생명의 뿌리


물질은 만물을 이루며 쉼 없이 변모하고 순환 한다. 생명은 물질에서 비롯되어, 물질순환 과정의 한 영역을 담당 한다. 생명의 명멸도 물질순환 현상의 하나인 셈이다. 인간의 역사 또한 물질의 순환과정이며, 물질을 향한 다툼으로 점철된 역사이기도 하다.


물질의 구체적 모습은 인간에겐 '의식주'이다. 의식주를 소비하며 살아감으로써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연의 물질순환에 동참하게 되는 셈이다.


의식주로 대표되는 상품들은 다양하다. 지리 풍습과 계층과 개인적 취향이 다양한 까닭이다. 전통시장이나 마트나 백화점의 상품들은 자기들만의 특성을 가진다. 전세계인이 사용하는 이베이와 아마존과 알리바바등의 이른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물건들은 더욱 다양하다.


인간의 소비는 이들 시장에 있는 풍부한 다양성 가운데서 선택을 하는 것으로, 그 선택에 따라 물질의 순환적 흐름은 굽이치며 역동한다.


분업의 발생


이처럼 인간은 다양한 필요needs를 소비한다. 그 다양한 필요에 부응하여 사람들은 서로 역할 분담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분업'이다. 이것이 고정이 되면 '직업'이 되고 신분이 된다.


인간은 자기가 가진 환경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자기의 재능으로 갈고 닦게 된다. 이렇게 특화된 재능이 분업화 되어 직업이 되는 셈이다. 이것이 나중에 가업도 되고 기업도 된다.


개인의 다양한 환경과 재능은 분업을 낳고 분업은 상품을 낳고 상품은 시장을 낳는다. 또 시장이 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것이 인간 공동체의 근간을 이루는 시장과 경제사회의 모습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과 환경과 인연은 각기 다르다. 그래서 인간 세상은 자연처럼 다양성의 화원과도 같다.


분업에 따른 개인들의 노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value를 낳는다. 개인은 노동이라는 가치를 사회에 제공하고, 그에 상응한 교환 가치를 지닌 화폐money로 임금을 받는다. 우리가 돈을 번다는 것은 분업화된 자기의 일을 통해 사회적 가치value를 생산해 제공하는 것을 전제 하는 셈이다.


화폐의 탄생


시장은 처음 물물교환으로 시작 되었다. 서로 필요한 것을 맞바꾸는 단순한 교환이다. 그런데 이것은 불편하다. 가치가 다른 상품끼리는 일대 일이든 일대 다수든 직접적 교환은 불편을 수반했다. 상품 모두가 각기 교환의 척도가 되어야 했기 때문에 척도가 너무 다양하고 불안정했다. 단순하게 닭 한 마리와 생선을 교환한다고 해도, 크기와 종류에 따라 수 많은 변수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공통의 척도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화폐가 생겨 난 것이다. 화폐를 매개로 거래를 하면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처음의 화폐는 생필품이나 귀금속이었다. 이것은 그것 자체로 동등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본위화폐'였다. 돈의 본질은 이처럼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가치의 척도도 되고 교환의 수단이 된 것이다.

사진 /알렉산드로스의 금화


최초의 귀금속 주화는 BC 7세기 터키반도의 '리디아'에서 금과 은의 합금인 '호박금 electrum) '으로 만든 것이었다. 사진의 알렉산드로스 금화는 BC 330년 경 알렉산더로스가 페르시아를 정복한 후, 전리품인 막대한 양의 황금으로 만들어 제국전역에 유통시켰다. 이 금화는 323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죽음으로 시작되어 BC146년 로마에 정복될 때까지 지속된 '헬레니즘 시대'에 시장에서 실질적 교환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금화 등의 화폐가 경제와 문화를 하나로 묶는 기반이 되었다.


인간의 문명 구조는 어떤 문제의 효과적 해법이 오히려 더 큰 연쇄적인 문제를 낳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문명의 많은 부분은 문제를 만들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많은 노력들이 당초에 없어도 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소모 되는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개인의 삶이나 사회적 삶 모두에 해당된다.


화폐는 혁명적인 편리를 제공했지만, 이것을 공정히 관리할 권력이 필요로 하게 되었다. 권력은 이런 기회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화폐의 사용과 축적은 빈부의 차이를 만들고 계급이 생겨 나게 했다. 계급의 발생은 권력 간의 투쟁을 낳고, 이에 따라 강력한 권력이 만들어져 왕권이 탄생하게 된다. 또한 왕과 왕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은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을 치르기 위해선 물자가 필요하고, 이를 조달하기 위해 세금은 가혹하게 되고, 가혹한 세금으로 민생을 피폐하게 된다. 인간이 문명을 만들었지만, 문명이 오히려 그를 만든 인간들을 속박하고 수탈하는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편리한 교환의 수단이었던 '화폐 혁명'은 인간의 불행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 것이다. 인간의 문명에서 이러한 크고 작은 부메랑 현상은 부지기 수에 달해 일반적인 현상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문명이 지닌 숙명적 부작용이자 족쇄들이다. 생활의 편의를 위한 자동차의 발명이 수많은 일자리와 소득의 증대를 가져 왔지만, 자연의 수탈과 황폐화를 가져와 결국 인간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근본적 위협이 되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현대사회를 화폐 경제 사회라고 한다. 화폐라는 단일한 척도는 경제 활동에 엄청난 효율을 제공했지만, 반대 급부는 그 유익함을 상쇄하고도 남는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당장은 인간 스스로가 '화폐'로 간주되고 평가되는 주객전도의 자승자박적 구조를 목도하게 된다. 그렇다고 유용한 화폐를 없앨 수는 없다. 부작용을 치유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화폐는 문명의 역사와 함께 하지만, 화폐가 지닌 부작용이 가지는 폐해에 대한 대책은 이같이 부실하게 방치되어 왔던 것이다.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은 누가 만들까? 물론 법을 만들고 이를 수행하는 국회와 정부가 있지만, 이를 움직이는 것은 공무를 위임 받은 대리인들이다. 그런데 그들 또한 자연인인 사람이다. 자연인인 사람들은 누구 없이 이해관계의 틀에 엮여 있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절대적 공정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교과서는 과학적이고 공정한 대안을 만들고 집행하는 최종의 책임이 대리인들에게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주권자인 시민 모두의 몫이자 책무로 돌아 온다. 이것이 시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하는 불가피하고 숙명적인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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